윤선도, 박인로와 함께 조선의 3대 시인으로 손꼽히는 송강(松江) 정철(鄭徹).송강이 강계기생 진옥(眞玉)과 주고받은 화답시를 보면, 그 표현이 상당히 적나라하다.옥(玉)이 옥(玉)이라거늘번옥(燔玉)만 옥이라 여겼더니이제야 보아하니 진옥(眞玉)일세분명하다 나에게 살송곳 있으니어디 뚫어볼까 하노라.대학자이자 일국의 재상을 지냈으며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 등 불후의 명곡을 남긴 송강이 여자의 성기를 옥으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살송곳이라 표현하는 참으로 노골적이고 파격적인 시 한 수를 진옥 앞에 내놓았다.이것은 그를 받아들일
엄마 밥은 꽃밥바람을 맴돌다 떨어지는 꽃잎에자꾸 손바닥을 펴본다바람이 머리칼을 말아쥐고 헝클어도팔랑거리는 꽃잎을 따라꽃마중에 들뜬 시선들 분주하다꽃잎이꽃나무를 떠난다발에 채이며꽃잎은 왔던 길을 찾아갔을까그 먼 길을엄마 없이 제대로 찾아갔을까막 겨울을 지나온 햇살은 사람을 꼬드기는 카사노바적 기질인 매력을 지녔다.꽃나무가 늘어선 해변로를 지나고 공원을 한바퀴 돌아 동네에 새로 생긴 복합 문화공간이자 책방으로 향했다.너희를 담은 시간이라는 제목의 압화 전시가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세월호 사고로 아이를 잃은 엄마들이 차린 꽃잎 밥
하얀 꽃 지고 나면 노란 꽃 핀다. 보리 꽃 피고 나면 뽀리뱅이 핀다. 며칠 전 산에 산벚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어느새 연한 산으로 변했다. 한 계절 속에서도 끊임없이 변한다. 한창 피어있을 땐 언제 질 것인가 생각도 못 했다.그러나 한참 지나고 난 꽃이 지는 걸 안다. 이럴 때가 젊을 때다. 봄을 오십 번 넘게 경험한 이는 꽃이 한창 피었을 땐 저 꽃도 금방 지겠구나 하고 염려된다. 그것은 한참이나 더 피어있기를 바라는 데에 있다. 그만큼 세월을 아끼고 싶은 뜻에서 그러는 모양이다. 이제 들판은 노란 물결이다. 뽀리뱅이 옆에 노란
오늘이 절기상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된다는 4월 20일 곡우(穀雨)이다. 예년 같으면 한창 차 만드느라 바쁠테지만 깊은 냉해로 말미암아 아주 작은 작설(雀舌, 찻잎이 참새의 혀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불려짐)의 여린 잎으로 한 옹큼의 적은 양으로 햇 녹차를 만들어 보았다.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차다. 그래서 곡우 전에 만들어진 차를 곡우 전차, 즉 우전차(雨前茶)라 하여 상품(上品)으로 인정한다. 그리고, 10일 단위로 세작(細雀), 중작(中雀), 대작(大雀)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성상 5월 5일경 입하(立夏) 무렵
생활은 삶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지식은 지혜가 있어야 빛이 난다. 생활에만 치우치면 삶이 딱해지고 지식만 치우치다 보면 머리에 과부하가 생긴다. 일상 속에 삶이 깊은 골짜기에서 내면화될 때 어느 날 그 기운이 융성해져 높은 산 위에서 들판과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봄꽃, 봄나물은 깊은 골짜기에서 삶에 대한 길을 물어왔다. 취나물은 뿌리가 그리 많지 않으나 그윽한 향이 있어서 생각을 맑게 한다. 족두리풀은 뿌리가 많아 생활은 복잡할지 모르나 그 뿌리에서 나는 향이 가슴까지 밀려와 삶을 뜨겁게 데운다. 둘 다 잎이 나는 시기는 같으나
4월 초순을 지나 중순에 이르고 있다. 예년 같으면 벌써 녹차의 새순이 새끼손가락 끝 매듭만큼 자랐을 때 이다. 좀 더 이른 곳은 곡우(4월 20일) 전차를 만드느라 바쁠 때이고, 아침마다 찻잎을 바라보며 찻잎 딸 때를 기다리는 설레임을 가득 안고 사는 시기이다. 하지만 시절은 그렇지 못하다. 차나무에 필요한 연 강수량은 약1,500mm 이상이 최적의 상태인데, 지난해 완도의 평균 강수량이 약809mm(우리나라 평균의 57.9%, 2018년 1월 기준)로 심각한 가뭄과 폭염, 겨울을 지나면서도 심한 겨울가뭄과 간간히 내린 폭설과 긴
마음에 햇살만 달면 그립게 다가선 제비꽃. 네가 평등한 자연이라면 나는 하루살이 생명이다. 시작도 끝도 없는 길에서 너는 여기 있고 우리는 저기에서 이러쿵저러쿵 판단하지 말라. 이정표 없는 이 순간만큼 그저 강물 따라 낮은 데로 갈 뿐이다.요 며칠 사이 봄기운이 돋아나는 온화한 날씨 때문인지 산새 소리가 다양해졌다. 딱새는 싸리나무와 명감나무 사이로 ‘딱딱’하며 외로이 쪼아 대는 빨간 열매는 겨울이 남긴 풍경들이 남아 있는데 어느새 박새가 와서 숲 속의 정적을 명랑한 목소리로 깨우고 있다. 그동안 굴참나무의 마른 잎사귀들이 서걱서걱
차를 맛있게 잘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차를 마시려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다. 즉 좋은 물, 물 끓이는 도구(포트), 우려내는 도구(다관), 나눠 마실 잔 등 이다. 물은 공인된 생수와 정수기 물, 그리고 수돗물도 좋다. 수돗물의 경우 끓인 물을 한 김 빼고 다시 끓이면 된다. 물론 잘 만들어진 좋은 차가 있어야 한다. 이제 같이 마셔보자.먼저 물을 100℃로 끓여서, 한 두 김 날아갈 정도로 적당히 식혀서(80℃ 정도-식히는 동안 잔을 데우면 좋다), 2~3g(티스푼 2개정도)이 담겨있는 다관인 차 주전자에 넣은
가정마다 수입과 지출을 감안하여 미리 계획을 세우고 가계부에 적어가면서 집안의 살림살이를 꾸려간다. 마찬가지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각급 기관에서도 매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에 한 해 동안 거둬들일 세금과 그 세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에 대한 지출계획을 세워 국회나 지방의회의 승인을 거쳐 집행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예산’이라고 한다.생업에 바쁜 많은 군민들은 군 예산이 자신들을 위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그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대신 주민들이 대표로 뽑은 군 의원들이 쓰임새를 살피고 감시하도록 위임해놓고 있다.
무심히 달이 뜨고 산이 검게 되어도 나는 붉은 꽃이 되겠다. 사랑 때문에 잠들지 못해도 고요히 잠든 그리운 향기가 되겠다. 잠깐 지나간 철새가 나를 흔들어 놓아도 파란 하늘에 침묵의 붉은 명자꽃 옆에서 영원히 서 있겠다. 그 사람 아니면 못 살 것 같은 사랑의 열병을 알았던 그때에 열렬한 붉은 명자꽃 옆에서 한 참이나 피어있던 임의 눈물을 보았다. 촉촉한 봄비에 한꺼번에 사랑을 토해내도 사랑은 남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명자꽃 피고 져도 사랑하는 일이 많아진다.아침 일찍 새소리가 오묘해지면 파란 하늘가에 붉고 명랑스럽게 피
편집자 주> 2018 완도신문 독자위원회가 첫모임이 지난 19일 오전 11시 완도네시아 2층 북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김경석 독자위원장을 비롯 서을윤, 이경희, 박현 총 4명의 위원이 참석했다.(차행순 위원은 봉사단체 워크숍으로 인해 불참) 이날 독자위원회는 지난호 완도신문 평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김경석 위원장지방선거 관련해 지역신문의 역할 중 하나가 후보자 검증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군수와 도의원까지는 해야 되지 않겠나. 5월 중 윤곽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계장이랑 얘기하니 아주 좋다고 한다. 지역신문과 얘기에 전달해 달라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살고 있기 때문인지 육식보다는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음식을 더 즐기는 편이다. 회를 유달리 좋아하기는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탓에 자주 찾을 수는 없는 것이 늘 아쉽기만 하다. 가끔 외식할 기회가 생기면 값이 싸고 맛있는 해산물 음식을 자주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를 충족시켜줄 식당을 찾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생선회 뿐만 아니라 해물탕 해물찜 생선구이 해물바비큐 등 다양한 메뉴의 해산물 음식을 종류별로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이 있어, 각자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좋아하는
카페인은 쓴맛으로 효능은 각성작용과 강심작용, 이뇨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 이러한 작용 등은 단순한 효능의 작용이라고 하기에는 우리 몸에서 강하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예를 들면, 같은 카페인이지만 커피 카페인과 녹차의 카페인은 우리 몸에서 다르게 그 작용이 나타난다. 그것은 커피에는 거의 없는 비타민이나 폴리페놀과 같은 유효성분이 녹차에는 풍부하게 많다. 특히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 중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데아닌은 카페인과 중합작용을 하여 그 활성을 억제 한다.그래서 차는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차분해지고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왜구는 1555년 5월 11일 군선 70여척으로 가리포진을 함락하고 해남으로 상륙하여 호남일대를 휩쓸었다. 이 사건을 을묘왜변이라 하며 임진전쟁의 시초가 되었다. 실질적으로 을묘왜변은 “가리포왜란”이다.이때 가리포진 첨사는 제24대 이세린이었다. 첨사 이세린은 자체병력으로 왜구를 막을 수 없어 전라병마사(전라도군 총수)에게 연락을 한다. 보고를 받은 병마절도사 원적(元績, ?~1555)은 장흥부사 한온과 영암군수 이덕견이 함께 가리포진으로 출전했다. 왜구는 군선 70여척에 병력이 1천명이 넘었다. 가리포첨사 이세린을 생포당하여 일본
따르릉~“생일면사무소 안환옥입니다.” “안녕하세요! 보길면사무소 김 00인데요. 취로사업에 대해서 여쭤볼게 있어서요.”아주 옛띤 목소리.신규 발령을 받은 여직원으로 보길면사무소 직원 분이 생일면에 근무하는 나한테 물어보라고 해서 전화했다고 말했다.(생일면에 근무하기 전에 보길면에서 근무했었다.)난, 직장동료로서 업무를 성실히 알려주고, 업무상 몇 번의 통화를 했었다.그리고 합동집무(예전에는 군청에서 12개읍면 직원들을 상군승인해서 일정 장소에 모여 군 집계를 냈음)가 있어서 그곳에서 전화통화만 했던 보길면 여직원을 처음 만났다.처음
1555년 5월 11일, 왜인은 70여 척에 분승하여 전라도 남부지역을 급습해 약탈과 살인, 납치를 자행했다.지금의 완도인 가리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은 순식간에 뚫리고 왜병들은 물밀 듯이 밀려 들었다. 몇 명의 병졸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상태. 이대로 들이 닥친다면 그 누구두 살아 남을 수 없었다. 왜병의 기세에 모두가 공포에 휩싸여 있을 쯤. 어디선가, 세가닥의 빛줄기가 바람을 갈랐다.핑! 핑! 피윙~그 소리가 끝나기도 전, 달려오던 3명의 왜병이 고꾸라졌다.다시 핑! 핑! 핑! 피윙! 4번의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대로
편집자 주> 본보에서는 최근 지역 내 뜨거운 이슈가 되고 한전 변환소와 송전탑 문제에 대해 각계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지난 26일 서면 인터뷰를 실시해 이를 언단의장에 게재한다. 1. 한전의 사업추진 방식(과정)에 대한 생각은?● 서길수 과장> 이번 완도~제주간 변환소 및 송전탑 건설 사업에 대한 한전의 사업추진 방식은 시작단계부터 지금까지 전형적인 사업자 편의주의에 입각한 사업추진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관범 의원> 한전 측의 행정적 절차에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업의 타당성을 결정짓는 사업의 추진배경,
“어머님이 4·19 혁명이 일어날 당시 완도 군외면 은선동의 산골 처녀였는데, 당시에 그 산골까지 ‘장하도다~ 김주열~’이라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내어머니는 ‘김주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주검이 되어 올라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된 민주열사인지도 모른 채, 노래가사가 너무 좋아 내가 아들을 낳으면 꼭 ‘주열’이라 짓겠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한 남자 아이가 태어나 ‘이주열’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누군가 ‘이름이 사람의 운명을 가른다’고 했다. 여기 또 한사람 그 말을 증명하는 사람이 있다. 타고난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