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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보고축제의 문제점 내년에는 개선할 수 있을까?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5.16 03:09
  • 수정 2015.11.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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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축제나 야시장 주변에는 생계형 야바위나 기업형 사행성게임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그들의 쌈지돈을 노린다. “2007완도 장보고축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주무대 광장 주변에서 공공연히 벌어졌던 윷놀이 야바위는 조직적이고 기업형 수준이다. 이들은 경찰에 압수당할 것을 대비해 이번 축제에 멍석 150장을 준비해 왔다.

 

문제는 이런 현장을 단속해야 할 의무가 있는 관련공무원이나 경찰의 소극적인 태도다. 완도경찰 임시텐트가 설치 되어있는 곳에서 윷판과의 거리는 불과 200여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완도경찰은 신고 후 늑장출동은 기본이고 야바위 단속은 순찰차로 축제장 도로 주변만 살피는 형식적인 선에서 그쳤다.

 

또한, 단속대상자는 자신의 물건을 압수당할 때 경찰과 함께 동행해야 한다. 하지만 12일 오후, 의경 두 명이 야바위 현장을 단속했지만 경찰관은 보이지 않았고 사진을 찍던 기자는 완도군민과 관광객이 보는 앞에서 멱살까지 잡히는 봉변을 당해야 했다.

 

기자는 외지 야바위꾼들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을 유혹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행위를 두고 볼 수 없어 매번 완도경찰에 직접 찾아가서 신고를 했었다. 

 

이들은 매번 멍석을 빼앗겼지만  잠시 후면 다시 새로운 멍석을 깔고 윷판을 계속 이어갔다. 13일, 야바위 일행 중 한 여자가 기자에게 다가와 축제 이틀간 재미를 못 봤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경비라도 건져야 한다며 눈감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허리춤 돈주머니는 이미 불룩한 상태였다.

 

 

 

한편, 11일 밤 장보고축제의 화려한 개막식 현장 한쪽에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어느 가장의 이유 있는 소란도 일었다. 

 

 

주무대 광장 부근에서 오전에 장사를 하려던 완도읍 노점상인은 단속공무원들의 저지로 장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후부터 외지 노점상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주변에서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단속공무원들의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다.

 

결국 혼자만 장사를 하지 못한 결과가 되어 버린 이 노점상인은 군행정의 일관성 없는 태도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항의라도 하듯 자신의 생계수단인 집기를 부수어 버렸다.

 

“이 구간(최경주광장~행사 주무대 앞)은 행사기간(5.9~5.13)동안 노점행위를 통제하오니 많은 협조 바랍니다.”는 안내문이 있는 곳 주변 일대는 전국에서 몰려온 외지상인들이 이미 장악을 하고 장사를 하는 바람에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애꿎은 지역 노점상만 단속하는 꼴이 된 것이다. 

 

 

축제에 앞서 일찍 문을 연 야시장 역시 사행성게임인 빙고가 열렸다. 완도군 담당공무원은 전혀 몰랐었다고만 해명 했다. 축제기간 내내 빙고는 계속됐고, 야시장을 찾은 지역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축제 마지막 날 밤 그들이 철수한 자리에는 빙고 인쇄종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장보고 축제의 문제점 내년에는 제발 개선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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