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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글쓴바위 가는 길목 백도리 해안가 쓰레기로 넘쳐자체 처리 3.1톤, 관광성수기 때 발생한 많은 쓰레기 처리 역부족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6.07 18:49
  • 수정 2015.12.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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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명승지인 글쓴바위로 가는 백도리 입구에 수 십 년간 무단 으로 버린 쓰레기로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폐가전제품과 일반쓰레기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여과없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어 해안가 환경훼손은 물론 바다 생태계 파괴도 부추기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백도리 주민 k씨는 “쓰레기가 방치된 두 곳은 현재 중리 땅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중리와 백도리 주민들이 쓰레기를 이곳에 같이 버려 주변환경이 훼손되고 있다. 새벽에는 다른 마을사람들까지 몰래 와서 버리지만 이렇다할 대책마련을 못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집앞에서 매일 쓰레기를 바라보며 사는 주민 L씨도 “두 마을에서 바람의 방향을 봐가며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지만, 소각하는 날이면 빨래며 집안전체가 냄새로 곤욕을 치른다. 특히, 여름에는 심한 악취와 모기로 인해 문을 열고 살지도 못한다.” “돈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이사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백도리 60대 노인은 “폐가전제품과 쓰레기를 한꺼번에 소각시키다 보니 그 속에 있던 쓰고 남은 부탄가스가 터지면서 위험한 상황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또다른 백도리 주민의 증언에 의하면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 한지가 20여년이 됐을 겁니다. 쓰레기 주변에 일부 흙으로 덮여있는 곳을 파보면 전부 쓰레기라는 것이다. 태울 수 있는 일반쓰레기는 지금까지 모두 태웠지만 나머지 쓰레기들이 전부 땅속에 파묻혀 있는 실정이다.” 글쓴바위에 해마다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위해서 이 곳을 지날 때는 마을주민으로서 창피할 따름이라고 했다.

 

지역주민 L씨는 “백도리 마을은 74세대 209명의 주민들이 전복, 톳, 다시마, 미역양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바다에서 사용하다 못쓰게 된 폐그물, 폐목재, 폐어자재 등을 주민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이곳에 버린다. 그나마 폐그물의 경우 바다에 버리지 않고 가지고 와  버린 것이 용하다.”고 비꼬았다.

 

중리 이장은 “주민들이 재활용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곳은 보길 전체가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곳의 쓰레기는 청소차가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소각을 하고 있다.  연기가 백도리 쪽으로 향하면 그을림과 냄새 때문에 민원이 발생해 북동풍이 불 때 쓰레기 소각을 한다.”고 했다.

 

보길 출향인 k씨는 쓰레기가 방치된 곳이 백도리 입구이고 관문인데 마을을 지킨다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지 관광객을 데리고 글쓴바위를 가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다른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군이 관광지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예송리 종합 폐기물처리장

 

한편, 보길면사무소 관계자는 “2006년 6월23일 가동한 예송리 종합 폐기물처리장이 가동되고 있고 3명의 직원이 하루 종일 13개 부락의 쓰레기를 모아서 분리 소각하고 있다. 백도리와 일부지역에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방치된 쓰레기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면 직원이 처리하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군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보길도 6개 마을(백도리,중리, 여항리, 월송리,청별리,정동리)의 “비위생매립장 정비사업”이 진작 시행되어야 했지만 사업비 확보가 늦어지면서 최근에 XX건설이 입찰을 받아서 회사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백도리 현장에서 만난 이장은 “다음에 이곳을 찾는다면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을 흙으로 덮고 매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쓰레기차가 하루에 한번씩 오고 있다. 앞으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라고 적극 홍보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다”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선정된 6개 마을은 백도리처럼 무단 방치된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이곳 이장들은 공사가 어떤 방식으로 언제 진행되는지 전혀 모르고 단순히 쓰레기 위에 흙으로 덮는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비위생매립장 정비사업에 포함된  모 이장은 “지난 4월 25일 14명의 이장단이 예송리 종합 폐기물처리장 견학을 다녀왔다. 하지만 거기에서 하루에 소각하는 양은 하루 3.1t이다. 성수기 때 관광객이 몰리면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재활용 봉투를 생활화 하고 있는 집은 보길 주민중 1%도 안 될 겁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환경파괴와 바다오염에 대한 걱정과 인식은 어느 정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천을 안 하고 있을 뿐이지

 

생활쓰레기 소각에서 나온 바닥재와 비산(飛散)재에는 인체에 유해한 납, 수은, 카드뮴, 환경호르몬 다이옥신 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불법소각 때 발생하는 비산재에는 합법적인 소각장 비산재에 비해 납이 20배, 수은이 21배, 카드뮴이 706배,다이옥신이 1만배나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사업체든 가정이든 쓰레기를 내다 버리거나 함부로 태우는 것 자체가 폐기물 관리법 제7조에 의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종량제 봉투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음식물과 일반쓰레기를 섞어서 내놓는 주민들의 의식, 마을마다 지정된장소의 쓰레기만 가져가고 방치된 쓰레기는 외면하는 면의 청소차,  폐가전제품과 폐가구를 버리는 것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밤중에 몰래 버리는 얌체주민, 재활용도 소각도 안 되는 폐그물을 버리는 어민들, 그러면서도 종합폐기물 처리장을 자기마을에 설치하는 것은 반대하는 주민들.

 

매년 수십만의 관광객이 찾는 보길도 쓰레기문제를 예산확보를 이유로 뒤로 미루다 관광성수기가 다가와서야 사업자가 선정됐다고 밝히는 군행정 모두가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보길분소장은 “섬지역의 쓰레기 문제는 한단체가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해양수산부, 완도군과 면사무소,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군민 모두가 합심해서 대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름다운 섬 보길도의 환경과 위생 문제를 완도군과 군민모두 되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도리 주민이 태우고 있는 폐냉장고와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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