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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섬-3부 천연자연 그대로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작은 띠 섬'소모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6.20 18:36
  • 수정 2015.11.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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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박나무군락이 섬을 에워싼  평화로운 소모도 전경

 

청산도로 가는 지도를 보는데/소모도 그 사람이 생각난다./아내는 아들 따라 뭍으로 가고/혼자 술을 마시던/그 사람/팽나무 근처에서 민박집을 찾는 나를 보고/내 집으로 갑시다./ 그까짓 하룻밤이야 하고 데려가던/그 사람/알고 보니 그와 나는 동갑/그해 70/그는 혼자 자다가 부스럭댄다./밤 한 시/소주를 따르다 나한테 들킨 것이다/한잔 할래요?/아뇨/그는 안주도 없이 강술을 마시고 자리에 눕는다./식전 여섯시/또 그 소리/ 한잔 할래요?/아뇨/그는 술에 절어 밤새 잠들지 못하고/나는 파돗소리에 잠들지 못했는데/그 사람/지금도 소모도에 사는지

<소모도 그 사람/이생진>

 

완도 체도에서 수평선을 바라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섬이 있다. 가장 가깝게 보이며 섬이 작아서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소모도! 남쪽으로 6마일 거리에 위치하며 주변에 대모도, 청산도가 있다.

 

소모도는 1620년경 황씨가 처음으로 입주하였다 전하고 있으며, 그 후 최씨, 서씨 등 제성씨가 이주하여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모도의 북쪽에 있는 섬이라 하여 ‘모북리’, 혹은 ‘소모도’라 칭하였으며, 동으로 대령산, 남으로 불선봉, 서쪽에는 등대가 있는 섬이다.

 

섬이 작아 작은 섬이라 하였으며, 옛날부터 띠가 많아 띠 섬 또는 소모도라 칭하였다고 한다. 면적은 0.078 ㎢에 불과한 조그마한 섬이다. 현재 23가구 31명만이 소모도에 남아있고, 70살이 넘은 고령의 노인이 대부분이다.

 

사람의 정이 그리운 외로운 섬

 

하루 한차례에 불과한 교통편과 섬의 위락시설이 전무한 탓에 외지사람들은 왕래가 적어 섬은 늘 적막감에 쌓여 있다. 이곳 주민들은 매일 먼 바다를 응시하며 행여 배가 지나가면 그리운 가족이나 귀한 손님이 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식들은 이 섬을 떠나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명절이 되어도 동네에는 고작 2~3명의 자식들만 이곳을 찾아 올 뿐이고 나이 드신 부모들이 육지로 자식을 찾아 나선다고 한다.

 


                            가족들의 상봉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소모도 포구모습   

 

열악한 환경이 낙후된 섬으로 고립시킨다.

 

섬이 작고 마을전체가 언덕에 위치해 있어 차량이나 농기구를 쓰기 힘들며, 지금도 육지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지게가 동원되기도 한다. 여자들은 곡식을 로프에 묶어 등에 짊어지는 것이 소모도의 운반수단이다. 또한 경운기가 다닐 수 없을 정도의 좁다란 마을길 이다보니 모든 것이 사람들의 힘을 빌려야하는 형편이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이며,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는 사람은 개척교회인 에덴교회 목사(50세)와 최종수(57세)이장, 객지생활 하다가 몸이 좋지 않아 요양 차 고향에서 생활한다는 최향래(60세)씨 뿐이다.

 

마을전체 90%이상이 고령의 노인들이다 보니 노동력상실은 물론 생활보호 대상자로 과거 정부에서 30여만 원이 지급되었지만 지금은 12만원으로 삭감되어 2만원에 지급되는 정부미로 근근이 생활하는 형편이다.

 

쌀농사는 이 섬에서 지을 수가 없으며 소득이라곤 밭에 치자나무를 심어서 치자를 생산하는 것이 고작이고 농사라고 해봐야 집에서 먹을 수 있는 텃밭수준이다. 완도의 다른 섬들처럼 김 양식이나 전복양식을 하는 어가는 소수에 불과하며 입지조건도 맞지 않는다고 한다.

 


            ▲경운기 한 대도 들어갈 수 없는 좁다른 마을길탓에 모든걸 사람의 힘으로 해결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 다니는 교통편으로 육지나들이가 쉽지 않고 완도에 나가면 2시간 만에 모든 일을 해결해야만 당일 소모도에 들어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룻밤을 완도읍에서 꼬박 지새워야 한다.

 

이러한 교통의 불편함으로 소모도를 가고 싶은 관광객도 미리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제때 섬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불편함 때문에 소모도에 고향을 둔 사람조차도 명절에 쉽게 고향을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곳 주민들은 하루 2차례라도 교통편을 늘렸으면 하지만 군에서는 소모도, 대모도, 여서도 뱃길 이용자들이 적어 경제성 때문에 운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무거운짐을 마을로 올리는 곤드라(사진 좌), 마을에서 재배하는치자(사진 우), 해초를 채취하는 노인(사진 우)    

                          ▲대부분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소모도 노인들    
 

▶천연자연 그대로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섬

 

1981년 소모도는 다도해 해상국립으로 지정되었다. 후박나무 군락이 섬을 에워싸며 구실잣밤나무, 해송, 생날나무가 자생한다. 섬은 전혀 개발한 흔적이 없고 70년대 시골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마치 여느 민속촌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언덕배기 수풀사이로 들어선 집들의 모습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감어린 풍경이다. 섬이 작아서 관광지로 지명된 곳은 없으나 소모도와 대모도사이의 돌섬, 여바위 등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경이 장관이다제주도 한라산, 대모도와 청산도 여서도가 그림처럼 펼쳐지며 완도의 다도해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교통편

 

완도항에서 오후02:30분에 출항하며 여서도를 가는 여객선은 하루 한차례 섬사랑7호가 소모도, 대모도, 청산도를 경유해 여서도까지 운행하며, 소모도에서 완도항으로 나오는 여객선은 오전10시30분에 있다.

 

소모도는 아직 민박시설이나 슈퍼가 전혀 없으므로 텐트나 생활필수품은 챙겨가는 것이 좋으며 사람이 적을 때는 숙소로 마을회관을 이용할 수 있으나 소모도 마을 이장 최종수(061-552-8244))씨에게 문의를 해야 한다.

 


         ▲소모도 등대에서바라본 풍경 완도 다도해섬과 돌섬 여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모도 섬집 언덕배기에 집들이 들어서 있어 어느장소에서 완도의 섬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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