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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 소안면 조선족 아줌마 김선희씨

1년 전 남편사망 급식도우미 40여만원과 생계비 50여만원으로 시부모와 자식 다섯 가족 부양한 중국에서 온 똑순이 아줌마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6.30 14:53
  • 수정 2015.11.1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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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중국에서 소안도로 시집온 조선족 여인이 뜻하지 않은 남편과의 사별로 집안을 꾸려가는 가장이 되어 어렵게 살아가는 처지가 됐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시부모를 극진하게 모시며 어린 자녀를 훌륭히 키우고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소안면 미라리에 사는 김선희(38세)씨는 9년 전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살다 한국에 있는 남성을 소개 받아 소안도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낯선 타향에서 이제 적응이 되어 가던 때인 1년 전 남편의 사망은 그녀에게 큰 아픔과 절망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김선희씨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시부모와 두 자녀의 눈동자를 외면할 수 없었다.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나선 그에게는 슬퍼할 여유조차 없다.김선희씨는 신진혁(8세,남) 신나라(6세,여)남매를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아침9시~오후3시까지 학교 급식도우미로 일해 받는 40~50여 만 원의 월급과 생계비로 나오는 50만원으로 다섯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김선희씨는 “화장품 사는 돈도 아까워서 자주 안 발라요. 옷은 주로 얻어서 입구요. 하지만 진혁이 교육을 위해 피아노학원과 속셈학원에 12만원을 주고 보내고 있어요.”라며. 자식 교육을 위해서 쓰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선희씨는 “오로지 머릿속에는 자식교육밖에 생각이 없다.” “진혁이와 나라를 대학까지 보내 훌륭하게 키우고 싶어요.”라며 두 자녀가 모범이 되는 성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시부모 신충균(68세) 박영애(65세)씨는 “처음 며느리가 소안에 왔을 때는 음식솜씨가 엉망이었지만 이제는 제법 잘 만듭니다. 남편 없이 무척 힘들 텐데 내색 한번 않고 오히려 부모를 위로해 지금은 며느리가 아니라 딸로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라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시부모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김선희씨 역시 “부모님 잘 모시고 효도하며 자식과 함께 열심히 살고 싶다.”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미라리 마을  이인근 이장은“ 진혁이 엄마가 처음 마을에 왔을 때는 우리말이 서툴렀지만 지금은 어지간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가족을 위해 궂은 일도 많이 하지만 성격이 좋아 동네사람들과 잘 어울립니다.”라고 밝혔다.  

 

김선희씨는 “7년 만에 친부모님과 언니를 만나러 올 1월 달에 중국에 갖다 왔어요.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만나니 너무나 행복하고 좋았어요. 하지만 소안의 부모님이 걱정되어 빨리 돌아오고 싶었어요.” 라며 요즘 중국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을 못 보내드려 죄송하다는 마음을 밝혔다

 

소안도는 공기 좋고 먹을 것도 풍부하며 사람들이 너무 좋아 마음에 들고 편하다는 김선희씨는 요즘 진혁이에게 피아노를 사주는 꿈을 자주 꾼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서툰 우리말로 마음속에 담고 있는 한마디를 외쳤다.“엄마, 아빠 사랑해요! 진혁아 나라야 우리가족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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