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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춤 경연대회 대상으로 대통령상 받은 무용가 박수정씨 “고금도에서 살고 싶어요!”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8.01.16 17:11
  • 수정 2015.11.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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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정씨 (사진 왼쪽) 한국일보사 제공

아버지의 고향 고금도를 생각하며 요즘 젊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뿌리’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20대 무용가가 작년 대통령상을 받아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 11월16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2회 온나라 전통춤경연대회에서 궁중춤을 선보여 대상을 수상한 박수정(24세.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씨의 뒤에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이 그녀와의 대화 곳곳에 묻어나고 있었다.

 

TV국악한마당 녹화를 끝내고 왔다는 박수정씨는 옛 된 목소리로 지난 13년 자신의 무용인생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준비하다 배움의 연장으로 전통춤경연대회에 출전했다는 박수정씨는 “특별한 기대 없이 출전했어요. 그런데 막상 금상을 타니 욕심이 생겼고 지기 싫었어요. 금상 수상자끼리 재 경합에서 심사위원 10명중에 9명이 저에게 표를 던져 최종 대상이 결정되자 너무나 기뻤어요.“라며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박수정씨는 “전통춤 경연대회 수상경력은 춤 생활의 이력이나 경력일 뿐이지 그것을 위해 춤을 추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지금도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창작무용이나 다른 종류의 무용에도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그것은 결국 자신의 춤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는 주장도 함께했다.

 

공연이나 수업이 있을 때는 매일 5시간~8시간정도 연습을 한다는 박수정씨는 “한때 무용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라고 말하며 “솔직히 부모님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곁에서 지켜주고 끝까지 믿어준 부모님이 안계셨으면 지금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다. 만약 시집가서 낳은 자식이 무용을 한다고 하면 안하면 좋겠다.”고 말해 무용이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시사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할아버지와 친척들이 지금도 고금도에 살고 있고, 아버지의 뿌리가 그 곳이기 때문에 완도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한다는 박수정씨는 “일이 많아서 최근 2년 정도 고금도에 못 가 본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전라도가 예능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고 생각하는 박수정씨는 “내가 서울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가진 끼들은 부모님 피로부터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아빠도 끼가 많고 그래서 피는 못 속이는 구나.”라고 생각한다며 “가족 서로가 마음을 잘 안다. 저는 늘 부모님 기대에 못 미치지 않았나 생각을 하는데 부모님은 늘 자랑스러워 해주고 항상 믿어주며 든든한 힘이 되어줘서 정말감사하다.”는 마음도 밝혔다.

 

계속해서“춤은 보여 지는 예술이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면서 해야 한다. 어느 일이나 육체적인 고통은 있지만 정신적인 고통이 더 힘들다.”고 말하며 “세상자체가 경쟁사회고 치열한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경쟁대상 이어야하고 그런 틈바구니에서 마음의 상처도 입고 정신력으로 버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지난날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보여줬다.

 

춤을 추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박수정씨는 무용계의 특성상 자신은 빨리 잘된 경우라며 “무용은 외적으로 보여 지는 예술이다. 욕심이 많은 편이라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먼저 부딪히는 성격 탓에 무용계에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개인적으로 춤은 연륜에서 묻어난다고 생각하는 박수정씨는“춤 자체에도 또래별로 실력차이가 있다. 같은 30대여도 아이를 낳은 무용가와 아닌 사람의 춤이 다르다. 춤추는 것에 성격이나 생활, 성향이 묻어나온다.”며 “연세가 있으신 선생님들이 신체적인 움직임은 비록 젊은 사람에게 뒤쳐질 지라도 감정적인 느낌에서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래서 연륜이나 시간이나 세월을 참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기회가 생긴다면 완도를 방문해서 공연도하고 춤을 알려주고 싶다는 박수정씨는 “당장은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앞으로 궁극적인 목표는 직업무용단도 뜻이 있고 유학도 가고 싶다.”며“우리 춤을 추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와 춤을 알아야 우리 춤을 더 잘할 수 있다. 그런 많은 경험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좋은 교육자가 되고 싶다. ”는 인생계획도 밝혔다.

 

박종호(56세)씨와 김보연(50세)씨의 외동딸인 박수정씨는 “새해에는 더 열심히 하고 부모님과 앞으로도 항상 화목하고 건강하고 사랑하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항상 표현은 못하지만 부모님 많이 사랑한다.”는 말도 본지에 대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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