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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자녀 승희양과 할머니 손에 자란 윤아양 "우리 초등학교 입학했어요"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8.03.05 08:14
  • 수정 2015.11.0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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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어깨위에 놓인 짐이/ 너무 힘에 겨워서/ 길을 걷다 멈춰진 그 길가에서/ 마냥 울고 싶어질 때/ 아주 작고 약한 힘이지만/ 나의 손을 잡아요./ 따뜻함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어루만져 줄게요./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가수 변진섭씨의 노래 중에서-

지난 3일 오전 10시 완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학부모와 재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2008학년도 시업식 및 입학식’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새롭게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79명(남32, 여47)을 지도하게 될 선생님 소개에 이어 교실로 이동 신입생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날 수업이 시작되었다.

특히 1학년2반에 편성된 두 여자아이가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밝은 성격의 다문화가정 자녀인 임승희(8세)양은 앞자리 의자에, 왠지 쓸쓸하고 표정이 어두운 편부 자녀 박윤아(8세)양은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 무척이나 즐거운 듯 얼굴이 상기된 승희양은 스리랑카 국적의 어머니와 함께 “기분이 좋아요. 남자친구 있지만 또 사귈 거에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중에 커서 꿈과 감동을 주는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승희양은 친구들하고 공부하고 책 읽으며 축구도 함께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엄마고향 스리랑카에 2번이나 가봤다고 자랑하던 승희양은 “유치원 다닐 때 피부가 다르다고 놀리면 기분이 안 좋았어요. 하지만 완도가 좋아요. 아빠 고향이잖아요“라며 밝게 웃었다.

자랑삼아 구구단을 외던 승희양은 대학까지 가겠다고 말하며 요리조리 엄마눈치를 살피다“엄마! 피아노학원, 미술, 영어, 색종이 접기 학원 모두 보내 주세요.”를 외쳤다.

같은 반의 윤아양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며 살고 있다. 객지에서 아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비를 하고 있다는 할머니의 표정에서 손녀에 대한 안쓰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윤아양에게 할머니가 공부만 잘하면 용돈 5천원을 주겠다고 하자 이내 주변의 또래 아이들처럼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정도리에 살면서 트로트신동 김바다양과 함께 유치원을 다녔다는 윤아양은 “바다 보다는 노래를 못해서 가수는 안 할 거에요.”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윤아양은 “할머니가 저에게 노래를 가르쳐 달라고 졸라요. ”라며 자신의 애창곡을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네. 첫사랑 그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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