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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아내를 위한 '사랑 메시지'

소안출신 김영권씨 아내 故유영애씨 암으로 사망하기까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8.06.11 12:38
  • 수정 2015.11.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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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신랑/ 당신의 52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빨리 건강해져서 당신 곁에 있어야 되는데/ 여보! 정말 고마워/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당신 곁에 오래오래 있을게/ 난 당신만나 영원히 행복했고 많은 사랑 받았어/ 앞으로 내가 얼마나 살지는 모르지만 내가 있는 동안 당신 지켜줄게/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하는 짝꿍이/    -故유영애씨의 편지내용 중에서-

지난 4월1일 '간내담도암'이라는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가 남편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쓴 병상일기와 편지가 세상에 알려지며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소안 비자리 출신의 남편 김영권(53세)씨는 19세에 이웃 마을인 가학리 출신의 故유영애(52세)씨와 결혼해 78년 부산에 정착하게 된다.

처음 중국음식점과 쌀집을 운영하다 개인택시로 직업을 바꾼 부부는 자식들을 결혼시키고 나면 고향으로 돌아와 오순도순 살기로 약속하고 계획을 세워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2003년 9월 어느 날 병원을 찾은 아내 유 씨는 '간내담도암' 을 앓고 있으며 생명이 6개월을 넘게 살지 못할 것이라는 '시한부생' 통고를 받는다.

이때부터 남편 김 씨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좋은 약초가 많이 있다는 지리산과 속리산, 내장산 등에서 약초를 캐오기도 하고 고향 월항리에서 잡은 복어도 끓여먹이는 부부애를 실천했다.

또한 부부가 순천 불광사에 기거하며 부처님에게 매일 아내를 살려달라고 기도를 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했다.

남편의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켰을까! 아내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을까! 6개월 사망선고를 받았지만 무려 55개월을 살다간 유 씨는 병상의 고통 속에서 매일 일기를 쓰며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결혼한 자식들에 대한 걱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집에 남편 김 씨만 살고 있지만 김 씨는 현재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재털이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만이 아내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그간의 외로움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김 씨는 아내와 함께 했던 추억이 담긴 사진첩을 들췄다. “33년 같이 살아온 사람을 어찌 쉽게 잊겠습니까? 아내는 집안 살림도 잘했지만 아파트 부녀회장을 맡을 정도로 여러 사람과 잘 어울리는 좋은 성격을 가졌습니다.”라며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고 눈물을 훔쳤다.

김 씨는 아내의 치료비에 보태라며 도움을 준 재부산소안향우회와 서울과 부산에 사는 소안초등학교 동창들, 많은 지인들에게 완도신문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전했다.

아내를 가슴에 묻고 혼자 살겠다고 말하는 김 씨는 “서로를 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부부애”라고 말하며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 되면 아내 간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며 떠난 아내를 위해 마지막 한마디를 남겼다.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아픔을 나눌 수 있었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그 길을 택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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