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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리 구계등 “갯돌 구조 변화 심각”

  • 강병호 기자 kbh2897@hanmail.net
  • 입력 2008.10.28 16:08
  • 수정 2015.11.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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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3년 명승 제3호로 지정된 완도읍 정도리 구계등(九階燈) 갯돌이 구조 형태가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군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정도리 구계등은 길이 800m, 폭 200m의 갯돌해변이다. 바닷속에서부터 해안의 상록수림에 이르기까지 아홉 개의 고랑과 언덕을 이루고 있어 ‘구계등(九階燈)’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정도리 사람들은 구계등을 ‘짝지’ ‘짝개’라 부른다. ‘구계짝지’라고도 하고, 사람들이 구경하러 온다고 ‘구경짝지’라고도 한다. 할머니당 숲 앞에 있는 바닷가라서 ‘당앞’이라고도 한다.

정도리에는 두 개의 짝지가 있다. ‘큰짝지’와 ‘작은짝지’. 큰짝지는 구계등이고 작은짝지는 구계등 바로 왼쪽, 동백숲 아래 있다. 바둑알만 한 갯돌이 파도와 함께 노는 아담한 곳이다.

하지만, 현재 구계등 갯돌은 대부분 급경사로 형성되어 있다. 일부 주민과 외지 관광객이 갯돌을 밀반출하여 갯돌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갯돌의 구조 변화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계등 갯돌은 한순간 사라지기도 했다. 지난 2004년 태풍 ‘매미’ 때 엄청난 파도로 인해 둥근 갯돌들이 모두 바닷속으로 떠밀려 모래만 남았다. 갯돌 소리가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파도는 또 순식간에 구계등의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10여 일 만에 갯돌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은 사례도 있다.

정도리 주민들에 따르면 “옛 전에 구계등은 갯돌은 아홉 개의 파도모양의 언덕이 완만하고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현재는 갯돌도 줄어들고 갯돌의 구조도 많이 변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구계등 갯돌의 구조 변화 원인은 조류 속도가 달라져서 갯돌이 바닷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사정리 주민은 “구계등 갯돌은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큰 비가 오거나 큰 바람이 불려고 하면 갯돌 구르는 소리가 달라진다. 마을 사람들이 다 들리도록 운다. 바다가 조용하고 바람이 없어도 갯돌이 우는소리 듣고 바다에 갈지 안 갈지 알 수 있다. 일기예보가 없었던 시절 갯돌 울음소리가 기상통보관이었다.”라고 덧붙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사무소 정장훈 소장은 “구계등 갯돌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일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하나씩 가져갈 수도 있다. 갯돌의 변화는 기상 이변에 따라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계등 갯돌이 지난 1999년 ‘올가’ 태풍 때 아홉 개의 갯돌 계단이 사라졌다 복구된 적이 있다. 갯돌이 바닷속에 있는 것은 안심이 된다. 자연히 다시 되돌려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도리 구계등에 인공구조물이 설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는 견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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