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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잃어가는 완도막걸리 "지켜주세요"

  • 명지훈 기자 mjh-wando@hanmail.net
  • 입력 2009.02.03 11:33
  • 수정 2015.11.1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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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년대 김과 미역 생산이 한창이던 시절, 바다 일을 끝내고 돌아온 어민은 막걸리 한잔에 허기진 배를 채웠고 들판의 농민은 새참과 함께 목을 축이던 ‘완도막걸리’가 외지 막걸리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외지막걸리가 대부분 관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완도막걸리’가 찬밥 신세가 된 것.

현재 완도막걸리는 읍내 일부 대형매장에서만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판매되고 있을 뿐 일반 편의점과 가게 등은 경기도 P막걸리가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일반 식당들도 해남 S막걸리를 주로 애용한다.

이같은 원인은 유효기간의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완도막걸리의 경우 유효기간이 15일 정도로 짧아 한정된 지역 판매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반면,  경기도 P막걸리의 경우 유효기간이 3개월이나 길다. 

또 살균처리를 통해 유효기간을 늘려 이미 전국망을 구축한 상태다. 기존의 명성과 유통의 문제점을 극복하여 경쟁력을 강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전통방식을 고집한 완도합동주조장은 제대로 된 막걸리만 만들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유통기간은 짧지만 인체에 좋은 효모를 살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번거롭지만 짧은 유통기간을 택한 이유다. 

완도 합동주조장 명재철 대표는 "막걸리는 효모가 생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마신다. 업주들도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외지 막걸리를 선호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은 어떤 막걸리가 몸에 좋은지 알지 못한다. 그냥 잘 알려진 다른 지역 막걸리를 찾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완도읍 J마트의 경우  “완도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우리 매장은 완도막걸리만 판매한다. 다른 지역의 막걸리는 갖다 놓지 않는다.” 고 말해  마시는 소비자들은 굳이 어디 것인지 따지지 않는다는 명 대표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반면 N대형마트의 경우는 완도막걸리를 진열하지 않고 있다. "더덕막걸리 등 3종류의 경기도 P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지역 농수산물은 거의 비치하고 있지만 막걸리의 경우 외지손님들이 P막걸리를 많이 찾는다.완도막걸리가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답변했다.

많은 이들은 몸에 좋은 완도막걸리가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들어 오는 주문량만 생산하는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매장과 편의점, 가게 등을 공략하는 적극적인 판매방식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완도합동주조장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방식만을 고집한 완도막걸리의 진가를 보여주고, 갈수록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시장공략을 위해 다양한 막걸리 제품 생산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밀가루, 기름 등 재료값은 상승한데 반해 막걸리 값은 제자리걸음으로 경기침체와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 대표는 “일부 외지인들은 완도막걸리 맛에 반해 주문도 들어오고 섬 지역은 소안이나 모도에서 일부 주문이 들어온다. 해남과 강진을 가보면 철저히 외지 막걸리를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완도는 오히려 해남막걸리와 외지 막걸리를 많이 선호한다.”며 "완도사람들도 우리고장에서 나는 완도막걸리를 많이 찾아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명 대표는 이어 “다른 지역 막걸리보다 완도生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편하고, 혈압에 좋아 성인병을 예방할수 있습니다.” 라며 완도막걸리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 경기도 P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는 N대형마트(사진 좌), 완도막걸리만 판매하고 있는 J마트(사진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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