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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김희현 38년만의 고향 첫 공연 “진한 감동”

89세 아버지가 먼발치에서 아들의 공연을 지켜보기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9.04.29 17:05
  • 수정 2015.11.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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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전야제의 시작을 알리고 사회자가 완도가 낳은 세계적인 드러머 김희현의 이름을 소개하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공연을 다닌 베테랑답지 않게 그의 심장은 떨렸다.

고향 군외면에서 38년 만에 첫 공연을 가진 김희현씨. 검은 정장에 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꽃다발을 받는 그의 모습은 환한 웃음 속에서도 평생 못 잊을 밤이었을 것이다.

사실 축제가 시작되기 전 김 씨를 초청한 군외면청년연합회와 주민들은 서로 반신반의 했다고 한다.

드럼하면 왠지 딱딱한 서양악기라는 이미지가 많아 춤추고 노래하는 3류 가수들의 공연에 익숙한 주민들이 혹 싫증을 느끼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드럼과 꽹과리(문일상), 판소리(송길하), 무용(김빛나라)이 함께 하는 공연을 지켜 본 주민들은 열광 그 자체였다. 모두들 만족해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하얀 양복에 중절모자를 쓴 노인이 한쪽 구석에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올해 89세가 된 김희현씨의 아버지 김남태(89)씨였다. 아직도 오토바이를 몰고 다닐 만큼 정정한 김 씨는 아들의 공연을 지켜보며 기자에게 “옛날에 조용필이 하고 같이 공연하기도 했어”라고 한마디 거든다.

사실 이번 완도대교 축제는 김희현의 축제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이틀간 그가 벌인 공연은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주최측도 흡족해 한 대단히 성공적인 케이스였다는 평가다.

김 씨는 공연을 끝내고 함께 온 일행과 함께 불목리 세트장, 장보고 기념관, 완도 타워, 정도리 구계등을 방문해 오랜만의 고향 관광을 즐기기도 했다.

김 씨는 “고향에 와서 좋았고 발전해 있는 완도모습이 자랑스러웠다.”며 “고향주민에게 공연을 통해 에너지를 드리려고 했는데 오히려 에너지를 받고 돌아왔다.”며 초청해준 모든 분들에게 <완도신문> 지면을 통해 대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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