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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00호를 바라보며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9.05.27 03:53
  • 수정 2015.11.1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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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술자리에서 모 선배는 기자에게 “직업 잘 선택했다”는 알 듯 모를 듯한 농을 던졌다.  기자라는 직업처럼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만큼 폭을 넓힐 수 있음을 시사한 것 같다.

2년 전 서울 출장에서 간암 말기 환자 최광옥씨를 만나고 돌아와 600호 특집호에 “암환자들의 희망전도사로 살고 싶다”는 기사보도를 한 적이 있다.

1년 4개월 후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다시 기사화(제663호) 하면서 최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친구들의 글과 ‘행복하게 떠나실 우리아빠’라는 제목으로 유가족이 인터넷 카페에 남긴 글을 기사로 옮기면서 가슴뭉클한 기억이 생생하다. 

제5회 소안항일문화축제 때는 취재차 소안을 방문해 섭외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민영웅 마라톤 이봉주 선수와 단독 인터뷰(제665호)를 갖고 사인까지 받았으니 기자에게는 뜻하지 않은 큰 행운을 얻은 셈이다.

작년 12월, 2주간에 걸쳐 자료를 확보하고 쓴‘부풀린 아파트 관리비에 분통’기사(제677호)는 지역사회에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

"어느 아파트냐"는 문의 전화에서부터 "충격이다."  "잘 썼다"는 반응까지 실로 다양했다. 이후 기사의 중심에 있던 女경리는 가족과 함께 완도를 떠났다.

본지 제687호‘밀착취재 불법 진료행위 적발현장을 가다’는 기자와 경찰이 함께하며 불법이 벌어지는 현장의 생생한 사건을 접하는 좋은 경험도 했다.

또한, 오랫동안 척박한 동망산을 가꾸고 산책로를 정비한 외지인 안영봉씨(제693호) 취재는 4일 동안 아침 일찍 동망산으로 출근해 발품을 판 기사로 나름대로 뿌듯하면서도 힘들었던(?)일화로 기억된다.

반면 제699호 ‘주민, 안전시설물 설치 요구’기사를 쓰며 교통사고를 목격한 제보자의 말만 믿고 사고 경위를 사실과 다소 다르게 기사화해 교통사고 피해자가 항의를 해오는 일도 발생, 이를 뼈아픈 반성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700호를 맞이하여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교만보다는 늘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약자의 편에서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노력하는 기자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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