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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여가프로그램, 재점검 ‘필요’

활동이 전혀 없는 강사에게 1백만 원 이상의 돈이 지급되는 경우도 있어…

  • 명지훈 기자 mjh2580@wandonews.com
  • 입력 2009.11.25 21:07
  • 수정 2015.12.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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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로당에 모인 여 노인들이 강사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전남도에서 유일하게 우리군만 시행하고 있는 경로복지센터 및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강사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요구된다.

이 사업은 도서로 형성된 지리적 특수성으로 의료 및 복지혜택이 미흡한 현실에서 우리군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노인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노인복지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작년에 처음 실시해 올해로 2년째를 맞고 있다.

운영 기간은 2월에서 12월까지 10개월(동.하절기, 농번기 등 2개월 미운영)이며, 올해 예산은 강사 인건비로 2억6천여 만 원이 배정되어 있다.

하지만 시행 2년째인 이 사업은 각 경로당의 실정을 감안하지 않은 시간 배정, 전문 강사 부족, 그로 인한 부작용 등 운영상의 여러 부분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노인 위주의 운영시간 배정 ‘미흡’

여가활동 강사들은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운영 스케줄을 매주 각 읍면사무소에 보고하고 그 일정을 소화하게 되어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완도읍 모 경로당 운영 일정표에는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2시간의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B모 강사는 40여분이 지나서 경로당을 찾았다. 노인들은 4명 뿐이었다.

또한 이곳에서 강사를 기다리다 인터뷰에 응한 여 노인은 “보통 10시 반에 방문하여 11시 30분까지 있다가 간다.”고 말해 프로그램을 예정 시간보다 1시간씩 줄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완도읍 여가활동 강사들은 모두 1곳~2곳 정도 경로당 방문시간을 노인들이 별로 없는 오전 시간에 배정해 개인 스케줄에 맞추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 했다. 결국 효율성도 크게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매일 경로당을 찾는 한 노인은 “최근에는 노인들이 오전에 공공근로를 가기 때문에 강사들이 오는 오전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오후 3시 이후에 배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 역시 이 같은 운영 실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듯 “15인 이상이 모인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고 강사들에게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운영한다면 스케줄을 다시 검토해 노인 위주의 시간표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각 읍면 전문 강사 부족

현재 각 읍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가활동 강사들은 당초 24명에서 2명이 줄은 22명으로 매주 4회(1회 2시간 운영) 월 18회 활동하며, 1회당 6만원, 한 달 1백8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만 강사가 개인 사정이나 건강, 기타 사유로 그만 둘 경우에는 대체 인원이 없어 체계적인 운영을 할 수 없게 된다.

최근 완도읍에서는 강사 H모씨가 개인 사정으로 활동을 못하게 되자 나머지 강사 중 2사람이 H모씨의 일정을 나눠서 소화하고 군에서 H모씨의 통장으로 입금한 급여를 2사람이 나눴다.

활동이 없었던 H모씨의 통장으로 군 사회복지과에서 9월에는 102만원, 10월에는 114만원을 입금했다. 

군 관계자는 “H모씨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직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당장 계좌를 중지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후 군은 26일자로 H모씨의 사직서를 받았고 12월까지 기존 강사 2사람이 H모씨의 일정을 대신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경로당의 활성화 및 노인복지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 근본 취지이고 앞으로도 매년 실시할 사업으로 전문 강사를 양성, 파견해야 한다면 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노인들은 여가프로그램 강사들과 함께 레크리에이션이나 건강박수, 스트레칭, 율동, 라인댄스 등을 즐겁게 하며 건강에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완도읍 경로복지센터에 다니고 있는 C모씨는 “강사의 지시대로 운동을 하면서 근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노인들과 안부를 묻고 식사도 함께 하니 정도 생기고 도움이 많이 된다. 매주 강사가 오는 날만 기다려진다.”고 좋아했다.

한편, 완도읍 A모 주민은 “경제적 상실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군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많은 군비가 인건비로 나가는 만큼 엉뚱하게 새거나 비효율적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가활동 강사들 스스로가 노인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을 가져야지 아르바이트 한다는 기분으로 상대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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