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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읍 장좌리~대야리 해안가 죽어간다

생활쓰레기에 건축폐기물까지 널브러져

  • 박재범 기자 park9545@hanmail.net
  • 입력 2010.03.18 11:20
  • 수정 2015.11.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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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해역과 건강한 섬으로 전국에 알려진 완도 해안가가 생활가전쓰레기는 물론 심지어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슬레이트까지 무단으로 버려지고 있어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완도읍 장좌리 해안도로. 이 도로는 관광객들이 장섬을 둘러본 뒤 꼭 찾을 만큼 필수 관광코스로 변하고 있다. 마을 뒤편 해안을 따라 난 농로는 갯벌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에 사는 강 아무개씨는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완도로 봄나들이에 나섰고 바다 한가운데 잘 꾸며진 정원 같은 섬 장도를 찾았다.

강씨는 이내 장섬 주위 갯벌을 파랗게 뒤덮은 감태를 아낙네들이 채취하는 모습이 신기해 ‘도로보다 마을 뒷길을 따라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차 핸들을 농로 방향으로 돌렸지만 얼마 가지 않아 크게 실망했다.

20m 가까은 해안가에 생활쓰레기는 물론 건축폐기물까지 널브러진 광경이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강씨는 “참 황당했다. 관광지 주변이고 건강항 섬이라는 인식에 해안가가 깨끗한 줄 알았는데 쓰레기장을 연상시킬 만큼 더러워 군행정을 많이 원망했다”고 말했다.

 

강씨의 말대로 이곳의 사정은 심각했다. 폐어선에 냉장고, 텔레비전, 음식물 쓰레기, 건축폐기물까지 산재해 있었고 곳곳에 쓰레기를 불법 소각한 흔적까지 있어 마치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했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는 슬레이트까지 무단 방치되고 있어 사태는 더 심각했다.

또한, 쓰레기 무단소각과 불법투기시 1백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안내판은 불법 투기자들이 조롱이라도 한 듯 기둥을 불로 태워 검게 그을려 있었다.

읍 담당자는 이 같은 실정에 “군에서 일괄적으로 안내판을 설치한 것 같다”며 “담당을 맡은 올해 1월부터 이곳 현황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답해 과태료 안내판만 세워져 있을 뿐 관리감독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강씨는 “수원 인근 바다도 많은데 굳이 먼 완도를 왜 찾아왔겠느냐. 좀 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섬의 모습을 보러왔다”며 “애초에 이런 모습이란 걸 알았다면 찾지 않았을 것이다”고 인상을 찌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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