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천릿길도 청산 ‘愛’로 뭉쳤다

청산·청산사랑 산악회 지역 발전 위한 시산제 올려

  • 박재범 기자 park9545@hanmail.net
  • 입력 2010.03.31 20:05
  • 수정 2015.11.19 18:2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 완도여객선터미널에서 신나는 풍물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색동 소매를 댄 검은색 상·하의와 빨강, 파랑, 노랑의 삼색 띠에 멋진 선글라스를 쓴 상쇠의 “챙~챙~~챙” 하는 꽹과리리듬에 맞춰 징 쇠잡이와 장구, 소고잡이와 그 외 일행들이 줄을 이었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시끄럽다고 할 것 같지만 신나는 우리 가락에 모두 표정이 싱글벙글이다.

 신나는 풍물놀이 한판을 벌이는 주인공들은 고향인 청산을 가기 위한 ‘청산산악회’ 회원들이다. 아침 배를 타기 위해 40여 명의 회원들은 피곤도 마다 않고 밤새도록 버스에 몸을 맡겼다. 고향을 간다는 들뜬 기분이  학창시절 소풍 전 날 표정과 흡사했다.

 50여 분 남짓 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도 이들의 흥은 멈추지 않았다. 도청항에 도착하자 풍물패 모두 항주변을 한 바퀴 돌며 길굿을 벌인 뒤 풍물 한마당잔치는 막을 내렸다.

 “잘 지냈네?”, “누구 아들 아니네?”, “잘 지냈다요?”라며 마중을 나온 고향 사람들과 살 겨운 안부인사를 나눈 뒤 모두 함께 범바위로 향했다. 청산의 부흥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제사상이 차려졌다. 여느 제사상의 제물과 달리 이날 제사상에는 2개의 돼지머리를 올렸다. “아따~서울사람 닮아서 돼지도 뽀야고 살이 통통하네”, “그럼 이놈의 돼지는 섬사람 닮아서 시커멓고 살이 탄탄 한가보네.” 서울과 청산에서 따로 마련한 제물이다.

제사 절차를 불러주는 ‘집례’는 고향 원로가 맡았다. 돼지머리가 두 개니 제사를 도울 집사자도, 제물을 점검하고 향과 첫 번째 잔인 잔술을 올리는 초헌관도 서울과 고향에서 한 사람씩 맡아 시산제를 올렸다.

헌관도 집사자도 돼지머리도 모두 둘이지만 이날 모두의 마음은 고향과 출향인 모두의 무사안일을 비롯해 청산의 화합과 발전을 위함이었다. 제를 마치고 날이 저물도록 서로의 안부를 묻곤 향수에 젖었다.

 

 

재경 청산산악회 정태열 회장은 “청산출신은 물론 출향인, 주민 모두가 범바위의 좋은 기운을 받아 건강하게,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기를 바라는 목적으로 ‘청산사랑산악회’와 공동으로 시산제를 지냈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