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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삶의 오솔길, 강진만과 마량포구 바닷길 걷기

[특별기획/한국의 섬과 바닷길을 찾아서]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1.01.20 16:03
  • 수정 2015.11.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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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반도국가이다. 우리는 반도국가의 후예들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그만큼 환경과 삶은 섬과 바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국토해양부가 2010년 1월 공식집계 한 우리나라 섬 총수는 3358개이다. 이중 무인도서는 2876개로 85.65%를 차지한다. 본지는 우리고장 출신이고 섬 전문가인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성대 겸임교수)의 [한국의 섬과 바닷길]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마량등대

풋풋한 삶의 오솔길, 강진만과 마량포구 바닷길 걷기
강진만 걷기코스는 트레킹, 자전거 여행에 좋은 길이다. 길은 해변과 바짝 붙어 있어 운치가 더한다. 18번 군도는 해안도로로서 파도소리 갯바람과 함께 동행 한다. 이 코스는 다산초당→강진만을 따라 해남방향이다. 23번 국도는 칠량면→고려청자 박물관→마량포구로 이어진다.

강진 버스터미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시인 김영랑 생가를 돌아보고 23번 국도를 따라가면 18㎞ 지점 미산마을 4거리에서 군도 12호선을 타고 조금 더 달리면 고려청자 도요지이다. 맑고 영롱한 비색으로 시대를 초월해 옛 도공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주는 곳이다. 도예작가 윤도현 씨는 “도예왕국의 전통과 신비한 진면목을 하나하나 벗기면서 인생을 흙에 묻혀 살아가려 한다.”면서 양팔에 송진과 흙으로 빚어 운학무늬 병에 무늬를 그려 넣고 있다.

유배지에서 쓴 바다 경영서와 섬사람의 풋풋한 삶이 물결치는 포구
다시 신작로 길을 걸어 마량포구로 향하면서 문득 유배 온 정약용 선생이 떠오른다. 다산은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개혁과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소위 실사구시 학문인 실학사상을 설파했다. 그러나 외세를 배척하고 불교문화와 유교사상, 즉 인간과 자연의 일치론을 주장한 성리학을 장려하는 세도의 권력에 탄압을 받았다.
 

 

▲마량 돌담길

약전의 사위 황사영이 조선에서 일어난 천주교를 탄압하는 사건들을 적어 청나라 주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써 보내려다 발각되었다. 그것이 ‘황사영 백서사건’. 이 일로 황사영은 사형되고 다산과 형 정약전 선생은 공범으로 지목돼 지난 호에 소개된 신안군 흑산도로 유배돼 불후의 수산전문서 ‘자산어보’를 남겼다. 정약용 선생은 해양경영서 ‘경세유표’를 남겼다.

그런 역사적 진실을 의연하게 보듬고 저 드넓은 바다를 향한 강진만 맞은편으로는 해남군 그리고 그 아랫녘에 다도해의 보고 완도군이 있다. 멀리 제주도도 아스라이 이어진다. 강진만은 지형이 두 갈래 나무뿌리 모양이다. 마량포구는 강진 서남부 최남단에 있다. 그 앞에 한 점 섬 까막섬이 있다. 완도 주도처럼 상록수림으로 우거져 있다. 이 섬에서는 돔과 우럭이 많이 잡힌다. 완도로 이어지는 청정해역에서는 선상낚시나 보트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전국 낚시대회가 열릴 정도로 천혜의 낚시터로 통한다.

그렇게 마량포구는 한적한 어촌의 감성을 타고났으며 풋풋한 섬사람들의 정서가 묻어있다. 행정구역상 강진군에 속하지만 이곳 포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완도군 부속 섬 금일도 고금도 금당도 생일도와 인근 회진포 사람들이다. 지리적으로 왕래시간이 짧아 이곳에서 배를 타고 오고 간다. 포구에 들어오고 나가는 배를 맞는 양쪽 방파제 등대 아래는 강태공들이 입질을 즐기는 모습이 여유롭다.

광주 나주 해남은 물론 타 지역 사람들까지도 이곳을 찾을 정도로 여유로움과 평온함 그리고 그리움의 물보라가 흠뻑 파도치고 젖어드는 곳이 마량포구이다. 강진의 지형은 첩첩의 기암괴석인 월출산 밑뿌리에 자리 잡고 있다. 전남 3대 강의 하나인 탐진강의 물줄기를 이어받아 들판을 적시고 그 물줄기는 이내 마량포구로 와서 부서진다. 그렇게 서로 만나 포구에서 쉴 새 없이 손뼉 마주치면서 삶을 일구어 간다.

강태공의 추억과 섬사람들의 희망이 되어 빛나는 등대
그렇게 꺼지지 않는 섬사람들의 삶의 등불로 이 바다를 지키고 밝혀주는 두 개의 등대가 서 있었으니 마량항 방파제등대. 포구 왼쪽 붉은 등대는 ‘마량항동방파제 등대’. 이 등대 불빛은 4초에 한 번씩 불빛이 반짝인다. 지리적으로 11마일 해상까지 가 닿는다. 그 맞은 편 하얀 등대가 ‘마량항중방파제등대’. 이 등대는 녹색 불빛이 특이하다.
 

 

이들 등대는 무인등대이지만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원격 조정하고 있다. 이런 등대는 낙도로 오가는 섬사람의 교통의 편리를 돕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해양학에서는 보조항로라고 부른다. 보조항로는 목포 관할 다도해 지역이 48%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여수, 군산, 인천항이 12%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마량 같은 포구를 오고 가는 섬과 섬사람들이 서부 남해안에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등대는 그렇게 사람과 배가 오가는 곳에 늘 함께 한다. 그 등대 아래서 마음 편히 입질을 즐기고 먼 바다에서는 어부들은 그물을 길어 올린다. 마량포구에는 값싸고 맛있는 많은 횟집과 건어물 상점, 좌판에서 할머니들이 매생이와 굴, 생선 등을 판다. 저 바다와 섬들은 그렇게 풋풋한 어민의 삶을 오나 눈이 오나 보듬고 함께 출렁인다. 등대 아래서 그런 어민들의 삶과 섬 풍경을 감상하고 사색하는 것만으로도 겨울바다 여행은 퍽,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 마량포구로 가는 길
승용차는 강진읍→국도 23호선→마량포구.
고속버스는 완도→강진. 강진버스터미널 하차 후 마량군내 버스→마량포구(30분소요).
배편은 마량항에서는 완도, 금일도, 금당도, 생일도, 약산도, 고금도, 회진포 등을 운항한다.

문의: 강진군문화관광산업담당(061-430-3223) 마량항(061-432-2366)평화해운(061-844-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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