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면소재지에서 약 10분정도 거리에 최평애 할머니 집이 있다. 텃밭을 지나 할머니 집에 도착한 기자가 방문을 여는 순간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할머니는 "나는 문 닫고 사는 게 좋아 누가 오는 것도 귀찮아"라며 에둘러 대답하신다.
맹선리 375번지에 살고 있는 최평애(83) 할머니. 관절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며 사신다. 당뇨 혈압까지 겹쳐 거동이 어렵다. 그런데 화장실이 안채에서 너무 멀리 있어 불편함을 이루 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몇 번이고 넘어져 멍이 들고 나서야 도착할 수 있다. 마당을 가로질러 밭을 지나 돌계단을 한참이나 내려가야 당도할 수 있는 곳에 있다. 어림잡아 30m가 넘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할머니 얼굴에 멍이 가실 날이 없다고 했다.
할머니는 "걸음을 뗄 때마다 넘어지기 때문에 두 손을 짚고 다닌다"고 했다. 동물처럼 네발로 걷는 것이 편타고 했다. 할머니는 "항상 멍이 들어 있어서 남부끄러워. 그래서 남이 안 볼 때 두 손 짚고 다녀, 그러면 조금 편해"라고 하신다.
독거노인생활관리사인 에드나 씨는 4년 전 평소에 저혈당으로 고생하는 최평애 할머니 댁에 근무 차 들렀다가 정신을 잃고 계신 할머니를 응급 이송해 목숨을 건진 적도 있다고 했다.
관절염으로 평소 걷는 것도 힘든 할머니에게 '엎친데 겹친다.'고 최근에 발에 화상까지 입어 더 힘들고 고통스런 생활을 하고 있다. 에드나씨는 "할머니 네발로 걸어요. 날마다 나빠지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최 할머니는 현재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서 집수리대상자로 선정되어 있는 상태다. 면사무소 에서 집수리자활센터의 지붕누수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화장실 보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답변하지만 언제 현실로 이루어질지 요원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