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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체험마을 활성화 전략 - 4

수도권 인접, 물 맑은 경기도 양평군

  • 강병호 기자 kbh2580@wandonews.com
  • 입력 2011.06.22 16:32
  • 수정 2015.11.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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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체험마을은 체험형 관광을 통해 농어촌소득 증대 및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하는 농촌관광활성화 정책이다. 하지만 당초 목표와는 달리 인력 및 전략 부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어 본지는 강원도·경기도·경상도등 정부가 선정한 우수지역 사례와 전략을 분석 활성화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양평군 슬로푸드 ‘보릿고개마을’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에 위치한 ‘보릿고개마을’(대표 이상용)은 양평내 40여개 체험마을 중 한곳으로 농가 35호, 비농가 45호 등 총 80여 가구의 마을이다. 천년이 넘는 용문사 은행나무로 유명한 용문산 자락에 자리한 이 마을은 주변에 상원사, 백운암, 등 많은 사찰과 은수득골, 솔골, 귀골 등의 계곡 및 반딧불이가 살아있는 청정마을이다.

지난 2004년 슬로푸드마을로 지정돼 체험마을을 운영 중인 이곳은 지난해 1만5천여명이 직접 체험해 3억3천여만 원의 주민소득을 올린 곳으로 정부지정 우수체험마을이다. 또한, 마을주민 200여명중 65세 이상 노인이 30%이상인 이 마을은 지난 2007년 농촌건강장수마을 사업평가회 육성부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일본 총리대신이 찾아와 배워갈 정도로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보리 수확 전 양식이 떨어져 산에 흩어진 나물이며 소나무 껍질을 벗겨먹으며 두서너 달을 겪었던 50~60년대 먹을거리가 부족한 시절인 보릿고개를 테마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연수리 보릿고개마을은 어렵던 시절에 즐겼던 음식과 놀이를 재현하는 체험을 해보고, 마을길에 둘러쌓은 돌담길을 걸으며 추억속 시간 여행을 떠나는 마을이다. 특히, 이곳은 지역에서 생산하여 발효 등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세계적 슬로푸드 운동을 체험마을에 도입했다.

현재 이곳 마을은 총면적 28만4,298㎡중 20만8,265㎡에 복숭아, 매실, 보리, 콩 등을 경작하고 있으며 마을회관(체험관), 민박, 복숭아농장(개인), 계곡, 기타 부대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연간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슬로푸드체험은 보리개떡만들기, 인절미만들기, 두부만들기, 화전만들기 등을 운영하며 농사체험은 보리밟기, 모내기, 산나물캐기, 옥수수따기, 복숭아따기 등이다. 문화체험은 보릿대공예, 도자기체험, 황토염색, 나무목걸이 만들기 등이며 전통놀이체험은 딱지치기, 사방치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등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생방송 모닝와이드(SBS), 언제나 청춘(KBS), 고령화사회 프로젝트-동행(KTV), 패밀리가떴다(SBS) 등 각종 방송에 소개되면서 연간 체험객이 대폭적으로 늘고 있다.

입지∙친환경∙프로그램 등 성공 불러 ... ‘지난해 1만5천여명 방문 3억3천만 원 소득’
보릿고개마을의 체험객은 유치원생부터 일반인, 대기업 직원들, 심지어는 외국인까지 계층이 다양하다. 지난해 연말결산 결과 유료 체험객만 총 1만4,650명으로 3억3,346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중 순이익금은 9,001만원이다.

체험비로 인한 소득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배당된 작업수당만 5,635만원이다. 농산물판매, 체험장 제공수당 등은 개별소득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체험마을로 인한 효과가 마을주민들에게 톡톡히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곳 마을에 체험객이 몰리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으며 최근 지하철까지 개통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방문할 수는 입지조건을 가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양평군은 전국에서 최초로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돼 군청내에 농촌관광팀을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농촌관광에 눈을 떴다. ‘물 맑은 양평’이란 브랜드 슬로건을 통해 친환경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이 지역내 농업은 소농위주로 수도권에 식량 공급기지 역할을 하는 전남과는 사뭇 다르다. 이를 활용해 소농이란 단점을 도시민들에세 다양한 체험거리로 제공한 것이 성공을 불렀다.

입지조건과 친환경이미지, 그리고 적절한 프로그램까지 준비 된데다 주민들의 의식까지 뒷받침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됐다. 친환경이미지는 있지만 도심권에서의 접근이 쉽지 않고 주민들도 식량 생산 위주의 의식에서 벗어나질 못해 프로그램이 한정적인 우리지역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또한, 양평군은 귀농∙귀촌하는 도시민들이 몰리며 지난 1년간 2,300세대에 4,700여명(인구 9만8,307명)이 늘었다. 수도권과 인접해 투자가치까지 높아지면서 각종 별장이나 펜션들이 농촌지역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려는 방문객도 더욱 늘고 있다.

펜션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이 인접한 농촌체험마을을 이용하거나 체험객들이 펜션을 이용하는 등의 상호 효과로 양평지역 체험마을은 40여 곳을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연예인들의 인기 체험프로그램 방송 등 언론에 홍보되면서 전국 지자체는 물론 일본 총리대신을 비롯해 아시아 곳곳에서 벤치마킹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성공지역 모델인 이곳을 방문하는 전국 지자체 관계자들은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요건을 가췄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다.

우리지역 체험마을들이 친환경이미지를 살리고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교육을 통해 관리자들과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더라도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의 방문객을 어떻게 유인할지 대한 고민 없이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여건이다. 다만, 체험마을 전문가들은 접근성이 낮은 지역은 체류형 프로그램 개발∙운영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체험마을 효과 주민들에게 ‘톡톡’ 

 

<인터뷰> 이연수(36) 양평군 보릿고개마을 관리자
“농촌체험마을은 마을주민들의 소득증대에 훌륭한 효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마을인구의 30%이상이 65세 이상 노인들이지만 이들 노인들은 공공근로에 투입되는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마을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수당을 받습니다다”

이연수(36) 양평군 보릿고개마을 관리자는 마을 어르신들이 체험객들을 인솔하는 일부터 농사체험 등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고 5만원을 받기 때문에 공공근로 수익보다 많다.

또한 주부들도 체험마을 도우미로 투입돼 식사 준비나 맷돌체험 같은 업무를 맡아한다. 감자, 복숭아, 매실 체험장 등은 농장 주인들의 몫이다.

이 관리자는“숙박시설은 마을내 체험관, 노인정 등에서 최대 200여명까지 수용이 가능하지만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시설로도 소득을 올린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체험마을을 운영해 주민들이 소득을 올려 삶의 질을 높이는 당초 취지와 너무 맞다”고 말했다.

이어“사업초기 주민들 갈등이 심해 체험마을사업을 해체할 위기까지 갔으나 체험객이 몰리고 소득이 올라가면서 현재는 완전하게 자리 잡았다. 체험객 점심식사와 3개의 체험프로그램을 선택해 1명당 2만원의 체험비를 받지만 1끼 식사는 무조건 양품보리밥을 제공해 보릿고개 체험취지를 살린다. 숙소가 부족하면 마을 민박이나 펜션을 소개하고 10%를 체험마을 수익금으로 한다. 체험객이 몰리면서 현재는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고 덧붙었다.

이 관리자는 또 “입지조건, 다양한 프로그램, 언론홍보 등도 중요하지만, 인터넷 후기나 입소문 등의 역할도 크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자들이 책임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 마을은 관리자에게 기본급과 마을 수익금 등으로 120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체험비의 1%를 인센티브로 지급해 능률을 올린다. 체험객이 많아야 수당이 많기 때문에 더욱 노력할 수 있는 구조다”고 밝혔다.

“친환경농업특구∙전국 최대 규모 체험마을”

 

<인터뷰> 홍승필(48) 양평군청 농촌관광 주무관
“정부 차원의 체험마을은 본래 취지와 맞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좋은 사업이지만 주민갈등이 없도록 초기에 주민들의 교육과 의식변화가 선행된 이후 출발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양평군은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됐으며 전국 최대 규모인 40여 곳의 체험마을이 지정된 곳이다. 지난 2007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지자체장이 지역 소농업의 특징과 친환경이미지를 살리기위해 친환경농업특구를 추진하는 등 농촌관광팀까지 만들었다.

특히, 체험마을 대표들로 구성된 (사)물 맑은 양평농촌나들이를 설립해 각 마을 체험마을에 컨설팅, 교육, 마케팅 등을 지원해 체험마을을 네트워크화 했다. 운영상 하위권에 머무르는 체험마을을 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체험마을지원단이나 마찬가지다.

양평군이 농촌체험마을 활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역에는 40여 곳의 체험마을이 활발하게 지정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는 추가로 2곳이 지정을 앞두고 있을 정도다.

홍승필(48) 양평군청 농촌관광 주무관은 “이처럼 체험마을이 활성화되고 있는 데는 수도권원에서 귀농∙귀촌하는 인구가 양평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찾고 있으며 양평의 친환경이미지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또한, 소농들이 소비자와 직거래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체험마을을 선택하고 있다”고 체험마을 성공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양평군은 농촌체험지도사를 양성해 군에서 3만원, 마을에서 2만원을 부담해 마을에 지원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되지만 체험마을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주무관은 또“양평은 예산만 많이 들어가고 효율성은 떨어지는 대규모 축제보다는 4계절 소규모 축제를 추진하고 있다. 계절별로 딸기체험축제, 물놀이축제, 과수수확축제, 김장축제 등을 통해 농가들에게 저비용 고수익의 ‘돈 되는 축제’를 한다. 대대적인 언론 홍보보다는 파워블로거 등을 통해 실효적 홍보로 양평 방문 및 체험객 등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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