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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호패 재료로 사용된 ‘회양목’

완도에서 피고 나는 꽃과 나무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1.09.21 19:19
  • 수정 2015.11.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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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목은 원래 석회암이 많은 땅에서 잘 자라서, 석회암지대가 발달된 북한 강원도 회양(淮陽)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이름도 회양목이다. 예전에는 黃楊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목재가 황색이다. 생장 속도가 너무 느려서, 자라는지 아닌지 모르게 자란다. 그 만큼 재질의 조직은 치밀하고 뒤틀림이 없어 도장용으로 많이 이용되었고 흔히 도장나무라고도 불린다.

재목이 단단하여 목관악기, 목판활자, 각종 제도 및 측량용 기구 등을 만드는데 쓰였다. 특히 조선시대 생원이나 진사의 호패는 이 나무로 만들었다. 나무껍질은 회색으로 줄기가 네모지며, 잎은 타원형으로 끝은 패지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게 뒤로 젖혀진다. 앞면에 광택이 있어 잎자루는 거의 없다.

잎의 색깔은 여름에는 진 초록색이지만 겨울에는 색깔이 다소 퇴색하여 붉은 빛이 돈다. 목재는 공예용(조각, 주판, 참빗, 바둑판, 도장)으로도 많이 쓰인다. 잎은 모발제와 강장제로 쓰고, 잎과 수액에서 향료를 추출한다.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제사에 회양목을 사용하면 비너스가 그 보복으로 남성 생식 기능을 빼앗아 버린다는 무서운 신화가 있다. 터키에서는 장례식의 나무로 심고 있다. 그것은 좀처럼 자라지 않기 때문에 “장수”의 뜻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 사료되다. 한편 고대이집트 발굴 유물 중에 머리 빛이 있는데 재질이 단단한 회양목으로 만들어져 최고급품으로 인정되어 궁궐의 여인이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키도 작고 예쁜 꽃도 없고 수형도 볼품없지만, 더디 자라고 늘푸른 잎사귀가 앙증맞아 정원의 울타리로는 안성맞춤이다. 여러 포기를 모아 심어 글자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활엽수 회양목은 양옥의 현관 앞이나 아파트 마당길의 경계수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우리나라 특산 나무이면서도 한옥이나 우리나라 정원에는 정서적으로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자료제공(전라남도 산림연구소 완도수목원 이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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