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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구온난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 대비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북 임실 중금마을과 부안 등용 마을’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2.11.01 08:39
  • 수정 2015.11.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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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수년전부터 에너지·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체르노빌원전사태,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 탈핵을 통한 자립에너지 해결방안이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결방안으로 국외는 물론 MB정부에서도 건축물, 주거단지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립마을, 탄소제로도시 등의 프로젝트 등을 개발·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주민주도’가 아닌 ‘정부주도’여서 수백억의 정부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외 에너지 자립마을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살펴보고 전북 부안 등용마을과 임실 중금마을을 찾아 ‘에너지 자립마을’이 어떻게 주민주도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전기 생산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전거발전기, 두 마을 모두 노래방기기, 전기밥솥 등을 가동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기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북 임실 중금 마을’ 임실치즈마을을 구성하는 세 개 마을 중 하나인 중금 마을에는 36가구에 85명이 살고 있다. 임실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았는데, 마을에 들어서면 치즈체험 교실 건물과 판매장이 눈에 띈다. 체험교실 뒤로 마을의 느티나무 숲길이 쭉 뻗어있다. 치즈마을의 성공 경험이 있는 곳이라 인근 마을 보다 청년들이 많고, 오래전부터 오리농법을 통해 유기농 농사를 짓는 곳이다.

시골마을에서 흔히 굴러다니는 농약병이나 비닐하우스 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다. 2008년부터 마을 회의를 통해 쓰레기를 태우지 않는 마을, 쓰레기 없는 마을을 만들기로 하고, 재활용품을 12가지 항목으로 나눠 철저히 분리수거하기 때문이다. 분리수거를 해서 빈병이나 폐품을 판매한 수익으로는 마을회관 공동경비로 사용하거나 열심히 참여한 농가에 상을 주기도 한다.

평소에 에너지에 관심이 있던 김정흠 마을 대표는 마을 주민들이 어떻게 에너지절약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계획을 세웠다. 먼저 전북의 제21이 ‘전북그린스타트 네트워크’에서 배출한 에코홈닥터들이 중금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교육도 하고, 에너지 진단도 하는 것이다. '에코홈닥터(ECO-home doctor)'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자연 생태 환경을 뜻하는 '생태(ecology)'와 ‘가정(home)’에서 에너지를 진단하고 ‘치유(doctor)’ 한다는 말을 합친 것이다. 즉 '가정에너지 진단과 절약 설계자'가 된다.

중금 마을에서는 에코홈닥터가 각 가정을 방문해,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에너지 교육을 하고 에너지 효율개선 작업도 진행했다. 집안의 백열등을 고효율 전구로 바꾸고, 멀티탭 콘센트를 설치하고, 절수형 샤워꼭지를 달고, 단열과 방풍을 위해 문풍지와 방풍실리콘 처리를 했다.

 

중금마을을 ‘에너지 자립마을’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마을공동 쓰레기 분리수거장.


중금 마을 김정흠 대표는 자신의 집에 ‘에너지카페’를 만들었다. 경남 산청 대안기술센터를 통해 풍력발전기와 자전거 발전기 제작 방법을 배워서 직접 집에 설치했다. 풍력발전기로 불을 밝히고 자전거 발전기로 믹서를 돌려 주스를 만든다. 자전거 발전기에라디오를 연결해 음악도 들려준다. 마을 주민들이 친숙하게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이제는 마을의 상징이 되었다.

중금 마을은 에너지 절약, 효율개선, 재생가능에너지 설치라는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기 위한 기본원칙을 세워 실천해나가고 있다.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촌마을의 ‘모범 정답’과 같은 일이 중금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 교육을 통해 양성된 에코홈닥터들이 실제 주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 효율 개선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마을 주민들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을 가져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한편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다. 임실군은 중금마을을 환경우수마을 로 선정했고, 자원재생공사는 쓰레기 분리수거 부문에서 협력을 하고, 전라북도는 중금마을을 그린빌리지로 만들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금마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미래상은 자원순환마을 이다. 친환경농업을 확대하고 생태계가 살아있어 살고 싶은 마을, 자연자원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폐기물이 자원이 되는 자원순환마을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많은 돈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서로가 가진 정보와 기술을 나누고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이 일반 가정의 것과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계량기를 설명하고 있다.


전북 부안 등용마을“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요”
MB정부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지역적 특성 및 바이오매스 종류 등을 고려했다며 행정안전부 외 3개 부처에서 선정한 전국 7개 마을의 친환경 장려 정책이 오락가락 한다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이 지역주민들 등의 반발에 사업 포기가 속출하는 정부주도인 ‘저탄소 녹색마을’과 달리 주민들이 주도해가는 ‘에너지 자립마을’이 있어 새신재생에너지의 모토로 떠오르는 마을이 있다.

전북 부안의 등용마을이 그 곳이다. 주민들이 논밭에 일하러 나간 부안시민발전소 외벽에 붙은 계량기는 보통 주택에서 보던 방향과 거꾸로 돌아간다. 전기 생산량이 소비량을 넘어서 축전되는 것이다.

에너지 자립을 꿈꾸며 7년째 ‘착한 전기’를 생산하는 이 마을의 태양광 발전소는 2003년부터 시작된 방사성폐기물 매립장 건설 움직임에 반대하던 힘으로 세워졌다. 30가구 50명의 주민, 그것도 70대 이상 어르신들이 발전소에 출자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업 초기 70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400여만원의 자부담이 발생하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기엔 무리였다. 그래서 어르신들과 수차례 회의 끝에 나온 것이 평소 사용하는 전기를 아껴보자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백열등을 고효율 전구로 바꾸고 멀티탭으로 대기전력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했고 그 결과 2009년 기후변화포럼이 선정한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대상을 받았다.

등용마을의 현재 전기 자급률은 70% 정도. 3~10㎾의 전지판 7기를 곳곳에 설치해 44㎾ 규모의 발전을 하고 있다.

지난해 4만 6223㎾h의 전력을 생산해 남는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발전소에 투자한 주민들에게 2020년까지 분배하고 그 뒤에는 공동기금으로 쓸 예정이다.  

에너지 자급자족을 앞서 실천하고 있는 전북 부안군 하서면 등용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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