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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마을기업과 마을 만들기’[1]

전북 완주군, ‘커뮤니티비즈니스’농촌의 새로운 활력 찾는다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3.03.28 01:31
  • 수정 2015.11.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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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어촌은 심각한 고령화와 인구유출, 사라지는 일자리, 경제적 자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한 각종 농어촌 정책은 지역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대책과 언제 떠날지 모를 외지 기업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생색내기 사업으론 지역의 자립경제는 불가능 하다.

전북 완주군은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행정중심이 아닌 주민 중심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농촌활력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시 말해 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하향식’이 아닌,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바탕으로 하는 ‘상향식’ 지역개발 사업이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완주군, 주민 중심의 ‘농촌활력 사업’
전북 완주군은 인구 8만6000여명으로 전주를 둘러싼 도농복합도시다. 예산은 연 6000여억 원에 재정자립도 23.5%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으로 전북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자지단체이지만 그 증가세는 미미한 수준이다. 완주군 역시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도농간 불균형, 농산촌 과소화 및 고령화, 성장동력의 부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사회를 유지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서 완주군은 외부로부터의 발전전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내부로부터 지역활력의 동력을 찾는 CB를 도입했다.

완주군은 2010년 3월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방식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이나 결과로 얻어지는 이익을 다시 지역에 환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완주커뮤니티(지역)비즈니스(사업)지원센터(이하 CB)’를 설립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2007년 자치단체장 일본연수를 통해 CB를 처음 접했다. 임 군수는 당시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와 포괄적 MOU를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CB를 연구하고 정책과 제도로 받아들이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완주CB센터는 자치단체 단위 전국 최초의 중간지원조직이며 완주군은 2010년 8월 농촌활력과를 신설해 통합적인 정책운영과 지원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민들의 신뢰와 바탕으로 다져진‘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지원센터’
커뮤니티비지니스는 2단계로 사업을 추진한다. 첫 단계는 예비CB창업단계로 특정한 사업 분야에 관심 있는 주민이 모여 동아리를 구성하고 학습하는 과정으로 주로 학습 활동비를 지원한다. CB창업단계는 창업을 시도하는 과정으로 시설 및 장비구입, 사업공간의 리노베이션 등 실질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 2010년부터 시작한 커뮤니티비지니스는 약 30여개소가 활동 중이다.

마을관련 사업이 대부분 마을주민들의 소득사업 중심인 것에 비해 커뮤니티비지니스 사업의 분야는 교육, 문화, 복지 등 매우 다양하다. 또한 사업의 성과를 일반적인 개념에서의 일자리나 수익창출로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다면적인 방법으로 성과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즉 재무, 공동체, 내부역량, 고객, 사회공헌 등의 분야로 나누고 사업의 목표와 내용에 맞게 적절한 수준의 성과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커뮤니티비지니스도 마을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을 포기한 사례가 있다. 마을사업과 달리 커뮤니티비지니스의 경우 사업의 공간과 생활공간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의 포기로 조직이 와해된 경우 다시 시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 지원된 시설과 장비는 유사한 공동체에 이전하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감정을 다치지 않는 방향에서 사업을 접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다시 조직이 복원되지는 않지만 그 공동체의 한 개인은 또 다른 기회를 통해 다른 유형의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공동체 사업조직 몇 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완주군은 농촌활력사업과 관련해서 중간지원조직 뿐 아니라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사업조직을 육성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밥상 영농조합이다. 건강한 밥상은 마을지도자, 농민지도자의 출자에 의해 2010년 5월 영농조합으로 조직되었으며 완주군의 소농, 가족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로컬푸드운동 방식에 의해 유통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꾸러미 사업과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인데 꾸러미 사업은 소비자가 한달에 100,000원을 내면 매주 25,000원 정도의 농산물을 직배, 혹은 택배를 통해 공급한다. 공급품목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철에 생산되는 소농, 가족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이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동체 사업단의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2012년 8월 현재 꾸러미 회원은 약 3000여명정도이다.

로컬푸드와 관련해서는 용진농협이 외국의 파머스마켙을 벤치마킹한 직판장을 2012년 4월 개설하여 그날 수확한 것을 그날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고 구이면 모악산 도립공원 인근에 일본의 미지노에끼를 벤치마킹하여 직판장, 농가레스토랑, 가공시설, 체험시설을 복합하여 운영하는 ㈜완주로컬푸드의 로컬푸드스테이션이 내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사업조직은 (사)마을여행사업단 통이다. 마을여행사업단은 마을 중심으로한 체험여행을 지역단위로 묶어내는 일을 한다. 완주군의 마을공동체 중에는 모객, 체험, 식사, 숙박 등을 자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마을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한두 가지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스스로 체험고객이나 도시 소비자를 모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마을을 서로 연계하여 1박2일 혹은 2박3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사업조직이 바로 마을여행사업단 통이다. 현재는 소규모 수학여행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경수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장은 “농촌활력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성공적인 공동체 사업조직을 몇 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보려고 것이다. 대안적인 지역사회는 외부에서 도입되거나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역량과 지역주민의 스스로 노력에 의해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지역의 자본과 역량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의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주민이 상호 협력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대안적인 삶의 방식과 경제시스템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다양한 방식의 지역 내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을만들기, 마을기업, 커뮤니티비지니스,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의 겉옷과 상관없이 이종간, 동종간 연대사업, 연합사업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래서 주민 상호간의 협력과 배려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지역 내에서 공급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누구나 쉽게 창업과 취업에 접근할 수 있어 돈의 많고 적음에 삶의 질이 종속되지 않는 지역사회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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