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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군의회, 공금횡령 군민혈세로 충당 안된다 결정 '잘한 일'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3.07.17 21:19
  • 수정 2015.11.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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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의회(의장 김정술)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임시회를 열어 우리군 2013년도 제1회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의했다. 여기서 지난해 10월 경리계 직원이 횡령한 공금 5억 5천여만 원을 군민혈세로 충당하자는 집행부 안을 처리하는 군의회 태도는 군민 관심 거리로 부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보여진 완도군의회는 군민 실망을 넘어 절망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군민들이 오죽했으면 식물의회라고 비아냥거렸겠는가? 다행스럽게 군의회가 집행부 안에 '아니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 전액 삭감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일부에선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코 앞에 닥치니까 군민눈치를 안 볼 수 없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이번 만큼은 올바르게 판단하고 결정한 것은 사실이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 및 기타 관련법상 7개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의결권과 조례제정, 예산심의가 주요 핵심이다. 의원들은 완도군이 거둬들인 군민의 세금과 국비 등을 모아 쓸 곳을 꼼꼼히 따져보고 심의한다. 군의원들은 매년 4천여억 원이 넘는 예산을 만진다.

의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건 없건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또한, 집행부가 내놓은 예산을 깍고, 편성하는 등 어떻게 해야한다는 특별한 지침은 없다. 임기동안 관례적으로 갖는 의원 연수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군 의원들의 종합적인 판단능력에 따라 심의한다.

그래서 의원의 소신과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사익보다 공익을 위하고, 내 지역보다 우리 군전체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이 있어야 한다.

기자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김정술 의장을 제외한 군 의원들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군민 혈세를 횡령한 금액을 또다시 군민 혈세로 충당하는 것에 대해 의원들의 관점이 궁금했다. 그래서 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3명의 군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의원들은 속시원한 답을 듣기 어려웠다. “횡령한 예산을 올 추경에 반영했는지 알지 못했다”고 답변을 하거나 “정확한 내용을 확인한 이후 동료의원들과 협의하여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기자는 군 의원의 개인적인 견해를 물은 것이 아니다. 군민의 뜻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출마하려면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3명의 군의원은 “공무원이 횡령한 금액을 군민의 혈세로 충당하는 것은 안된다”고 밝힌 것처럼 5명이 군의원은 “횡령한 금액을 군민의 혈세로 충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자신의 정치적인 소신을 군민에게 떳떳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한 후 동료 의원들과 협의하여 결정하겠다"는 속 보이는 정치용 멘트를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의정활동은 밑바닥 수준이면서 정치용 멘트만큼은 최상급이라는 비아냥 거림의 군민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군민들은 1년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 의원들의 발언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5명의 의원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말이 거짓말 되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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