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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미역 구하기 어려워 전복 굶긴다”'울상'

강수량 부족에 심한 수온변화 원인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3.12.11 14:54
  • 수정 2015.11.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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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완도읍 망남리 앞바다 미역양식장에서 한 어민이 끌어 올린 미역 줄에 엽체가 탈락해 전복 먹이로 줄 수 없는 앙상한 미역 줄기만 군데군데 달려있다.

전복양식어민들이 전복 먹이용인 미역 등 해조류를 구입하지 못해 울상이다. 예년같으면 40kg 포대당 2만원 선에 거래되던 것이 올해의 경우 2배 이상 웃돈을 주면서도 차례를 기다려야할 처지다.  

이처럼 전복 먹이인 미역이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예년과 달리 올해 거센 바람도 거의 없어 조류 흐름이 더딘데다 강수량이 부족하여 수온이 상승해 채묘한 미역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미역 양식시설을 설치 후 심한 수온 변화도 문제였다.

올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예년에 비해 미역 채묘(종자 파종) 뒤 해수온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예년같으면 미역 채묘시기에 약 20도를 유지하다 10여 일이 지나면서 15∼16도로 떨어지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강우량이 적으면 그만큼 영양염류 공급이 부족해 초기 미역 엽체 발육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역 양식장 포자가 녹아내리고 엽체가 탈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복양식어민들은 전복 크기에 따라 7일~13일 간격으로 먹이로 주던 미역을 3~4일 정도 더 늦게 주거나 굶기고 있는 실정이다. 먹이 공급기간을 최대한 늘리면서 버티는 중이다. 

문제는 성장시기에 있는 전복에게 먹이 공급을 제 때 못할 경우 치패의 경우 폐사율이 증가하고 성패는 성장이 멈추거나 오히려 줄어들어 상품가치를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어민들이 다음달 설 명절 출하를 앞두고도 고민하는 이유다.

전복양식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4회에 거쳐 미역 포자를 바다에 설치해 4천여만 원 정도 손해를 보고 엽체 탈락 현상이 심해 올해 미역 농사는 완전히 망친 것 같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마을 주민 80~90% 정도가 미역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복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전복 먹이용인 미역을 구하지 못해 충남 서산에서 식품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미역을 포대당(40kg 기준) 4만 원 정도의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내년에 미역 양식을 다시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어민은 “일부 어민들은 미역을 구하지 못해 해안가 바위틈에서 파래 등 각종 해조류를 채취하여 전복 먹이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바다에서 살아남아 양식되고 있는 미역도 상태가 좋지 않다. 미역 잎이 대부분 없는 상태에서 미역 줄기만 남아 있어 먹이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며 토로했다.

또한 “전복 치패의 경우는 미역 줄기보다는 부드러운 엽체을 먹어야 한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치패는 먹이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며 걱정했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는“미역이 부착하지 못하게 탈락하는 현상은 수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평년과 비교 바다 수온이 여름철에는 낮고, 가을철에는 수온이 높아 미역이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초부터 수온이 내려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가을철에 수온이 내려가지 않고 고수온 기간이 길어져 미역 포자가 부착되지 않고 탈락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품종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미래 먹거리 보호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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