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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양식 어민들, '흉작'ㆍ'수매가 협상 난항'에 울어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 50% 감소 예상
물량 부족해도 수매가 3년전 수준에 묶여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4.02.19 20:17
  • 수정 2015.11.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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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 미역 양식 어민들이 최근 몇 년 새 최악의 ‘흉작’과 가공업체와의 ‘수매가 협상 난항’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내 최대 생미역 생산지인 금당면과 금일면 지역 어민들은 고수온으로 인한 미역 끝녹음 현상으로 정상적인 조업이 불가능해질 상황에 놓이자 가격을 정하지 않은 채 일단 가공공장에 물미역 전량을 서둘러 납품하고 있다.

12일 금당면사무소 김종욱 농수산담당에 따르면, “올해 양식 미역이 초기 채묘 상태에서부터 좋지 않았는데 이후에도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 작황이 매우 나쁘다”고 전한 뒤 “완도미역가공협회와 생산 어민들 간 가격협상이 잠정합의된 상태였으나 인근 고흥과 장흥지역 가공협회 측에서 협회 간 상호업무협약을 이유로 1차 합의된 완도 수매가격에 이의를 제기해 최종 가격 확정이 다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나아가 금당지역 미역공장의 한 사무장은 “생산량이 줄었지만 엽체가 녹아들어 상품 질이 떨어진데다가 지난해 재고조차 남아 있어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며 “이달 13일부터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가격협상이 상당기간 지연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당 어촌계의 입장을 대변해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는 김기영 가학리 이장은 “올해 미역 생산량을 작년 대비 50%, 평년 대비 40% 감소한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상 고수온과 낮은 염도율(평년의 경우에는 고수온일 때 염도율이 높아짐)로 작황이 최악인 상태에서 가격마저 3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이후 수준에서 묶여 kg당 120~130원 사이에서만 왔다갔다 하고 있어 ‘죽을 맛’이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김 이장은 “1차 결렬 이후 현재 진행 중인 가격협상이 유례없는 흉작에도 불구하고 감량(생미역을 저울로 잴 때 수문 함량을 고려해 계량에서 제외하는 비율) 퍼센트 문제만 거론될 뿐이어서 종국에는 kg당 130원 선에서 결정될 것 같은데, 고수온으로 인한 끝녹음 현상 때문에 우선 수확부터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농산물처럼 저온저장조차 할 수 없어서 상인들이 결정한 대로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어민들의 이런 현실을 도대체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금일면의 한 어민은 “1월 초까지만 해도 전복 먹이용 생미역 가격의 경우 kg당 350원 정도에서 거래가 됐는데, 일부 미역 가공공장이 시험가동을 하면서부터는 아예 전복 먹이용 생미역 거래선이 끊겼다”며 “이제부터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물건(미역)부터 맡기고, 공장에서 주는 대로 미역값을 계산 받아야 할 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은 관내 모든 어촌계가 공통으로 맞고 있다. 때문에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앞둔 완도군에서도 미역 양식 어민들의 동향과 가격 협상 진행 과정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역 생산 어민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자 제221회 완도군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2014 군정업무보고’ 청취 중 신의준 의원은 “지난 주말 금당·금일지역 어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역 작황이 크게 우려할 수준임을 알았다”며 “어민들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행사 중에 부스 일부를 지역 어민들이 상품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해 달라”고 전략산업과 박람회지원 담당에 긴급주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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