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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풀 입에 물고 죽은 며느리, 꽃이 되었다

완도의 꽃 이야기: 며느리밥풀꽃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4.08.20 10:43
  • 수정 2015.11.1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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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 아들과 단둘이 살던 어머니는 아들이 성장하자 이웃 마을 아리따운 처녀를 며느리로 맞았다. 시어머니는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에 질투하고 미워했다. 신방을 꾸민지 얼마 되지 않아 아들은 멀리 머슴살이를 떠났다. 그날부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깨끗하게 빨아온 빨래가 더럽다며 마당에 내동댕이치며 발로 짓밟고 밥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늦었다고 꾸짓고 빠르면 왜 그렇게 밥을 빨리 주느냐며 윽박질렀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무렵 며느리는 뜸이 잘 들었는지 밥풀을 입에 물고 씹어보았다. 그 모습을 본 시어머니는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먹었다고 모진 매를 때렸다. 며느리는 며칠을 앓다가 죽었다. 머슴살이를 떠났던 아들이 돌아왔을 때 아내는 이미 죽어 땅에 묻혔다. 무덤 가에서는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났고 그 풀들은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데다 하얀 밥풀을 입에 물고 있는 듯 꽃을 피웠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의 넋이 한이 되어 피어난 꽃이라 하여 며느리밥풀꽃이라 불렀다.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은 없겠지요? 

며느리밥풀꽃(꽃며느리밥풀)/현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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