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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이주노동자 관리 정책, “전혀 없다”

건강, 인권, 문화, 교육 등에 관심 가질 때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4.09.16 15:29
  • 수정 2015.12.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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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 지역에서 거주하는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 45명이 지난 8일 고금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모여 친선 크리켓 경기를 했다.


지난 9월 8일 고금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크리켓 경기를 가졌다. 경기에 참여한 이들은 45명으로 모두 스리랑카 출신이다. 고금도는 물론 강진 마량과 약산, 완도 등 어패류 양식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우리 고장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수가 약 3,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완도군에 따르면 9월 현재까지 1,07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230여 명은 고금도에, 약 200여 명은 완도읍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완도 인구 5만에 비하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완도군 정책은 아직 없다. 완도군청 총무과 담당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조례가 마련되었으나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자체적인 시책은 아직 없다. 주로 다문화가정 중심으로 예산과 정책이 집행돼 왔다.”고 말했다.

완도경찰서 정보계 외사 담당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보호와 차별금지, 임금체불 문제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완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건강, 문화,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완도의 기관이나 개인 또는 단체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또한, 고금도의 경우, 80여 개 양식장에 각각 3~4명의 외국인 직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많은 사업주들이 외국인 직원에 대해 산재보험과 건강보험에 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 규정인 고용보험과 출국만기보험만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기부담을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 직원들이 아플 경우 일반 환자로 병원을 가야한다. 치료비 부담은 사업주들 몫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화적, 교육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프로그램도 절실한 실정이다. 같은 국적 외국인들이 동네 한 켠에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노동의 피로를 푼다. 이들을 위한 쉼터(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 2007년 제정된 '완도군 외국인주민 지원조례' 제1조는 “완도군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들의 지역사회 적응과 생활편익 향상을 도모하고 자립생활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제6조는 “한국어 및 기초생활 적응 교육, 고충·생활·법률·취업 등 상담, 생활편의 제공 및 응급 구호, 외국인주민을 위한 문화·체육행사 개최, 외국인·외국투자기업의 사업상 필요한 행정서비스” 등을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지난 추석 때 크리켓 경기에 참석한 고금도 거주하는 다네스커 페레라(Dhaneshka Perera, 30세)는 “스리랑카 출신 80여 명이 매년 두 차례 정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크리켓 경기를 하며 교류한다. 지난 4월에도 만난 적이 있다. 완도에 있는 동안 계속 모임을 해 나갈 것이다. 모임 장소 섭외 등을 도와주는 완도 친구가 한 명 있어 매우 고맙다”고 했다.

그들은 SNS에 자신들의 그룹을 만들어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그 이름이 “완도우리“(Wando අපි”)이다. "완도우리"에 그들이 올리는 모든 사진에 양국 국기와 함께 완도 마크도 들었다. 그들의 완도 이야기를  머나먼 스리랑카에서 페레라의 친구들이 보고 "좋아요" 누른다. 

그들이 완도 경제에 미치는 기여와 완도 사회와 문화에 갖고 있는 관심만큼이라도,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관심과 지원을 베풀어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 8일 고금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크리켓 경기에서 우승한 팀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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