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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즐기는 고마리 축제

완도에서 피는 꽃 이야기 ⑨ 고마리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4.09.30 16:13
  • 수정 2015.11.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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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 때 혼자 즐기는 축제가 있다. 이번이 5회째다. 고마리 축제.

고마리를 주제로 열리는 친환경생태 축제다. 왜냐하면 고마리는 오염된 수질을 정화시켜주는 탁월한 재주를 가진 환경정화 식물이기 때문이다.

고마리는 마디풀과에 속한 일년생 풀로 습지나 논밭, 농수로에서 무더기로 우거져 자라며 지금 한창 꽃이 핀다. 흰 얼굴에 붉은 입술 바른 고마리 꽃에는 나비, 벌, 등에 등 온갖 내외빈이 축제를 즐긴다. 심지어 파리와 개미들도 몰려든다.

요즘 여차하면 수십억, 수백억 들여 제조해 내는 전국의 붕어빵 축제에 비해 고마리 축제는 그야말로 싸구려 축제다. 고마리 축제에는 폭죽도 없고, 예산도 없고 그래서 잡상인도 없다. 무기획, 무농약, 무동원, 무공해, 무연출 축제다.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 무위적, 고농축 축제다.

요즘 일부 마니아들이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는 고마리. 군외면 고마도의 행정명과 정확히 일치하는 고마리.

멀리 갈 것도 없다. 주변 논과 밭둑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에 주목하라. 고마리 덕분에 한 달은 우리 인생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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