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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미역 양식 '비상' 걸렸다

노화, 보길, 소안 지역 미역 포자 대부분 탈락, 수온상승, 수질악화를 원인으로 꼽기도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4.10.29 19:41
  • 수정 2015.11.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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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산면 어두리 김종천 씨 부부가 미역 줄에 포자(종묘)를 끼우고 있다.(지난 2012년 11월, 촬영)


해조류의 메카인 우리 군 올해 미역 양식에 비상이 걸렸다. 노화, 보길, 소안도 남3면 지역은 특히 심각하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8~9월에 미역 포자(종묘)를 감은 경우 적게는 50%에서 심한 경우 많게는 100% 전부가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도군 해양수산과 관련 공식 자료에도 이번 어민들의 피해를 60% 이상으로 집계 보고했다.

 소안면 가학리 위승환 이장은 "초기에 감은 미역 포자는 거의 100% 전부 탈락했고, 최근에 감은 것도 10여 일 지나면 작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산면 어두리 김종천 씨도 "추석 뒤 감은 조기산 미역 포자는 거의 다 죽었다"며 포자 파동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포자가 탈락할 경우 미역 줄을 철거해 햇볕에 말려 포자를 다시 감은 뒤 설치하는데, 이 지역의 경우 지금까지 3차, 4차에 걸쳐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수온이 내려간 최근 포자를 감았지만 결코 생육을 낙관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포자(종묘) 대란에 대비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내년도 미역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런 현상이 비단 남3면(노화, 보길, 소안) 지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약산과 금일 등 동부권 지역의 피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과 피해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예년에 비해 가격도 문제다. 포자의 탈락과 재설치를 반복함에 따라 공급 뿐만 아니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완도군청 해양수산과 담당에 따르면, "완도에서 올해 생산되는 포자가 총 10만 틀 정도인데 이제 3천 틀 정도 남았고, 포자 가격 또한 3만원 이상으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역 포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제때에 감지 못해 미역양식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11월 중순부터 다시마 포자를 감는 시기와 맞물려 어민들은 미역 대신 다시마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내년도 미역 생산량은 크게 감소할 것이 보인다. 완도 해조류 산업과 미역을 먹이로 쓰는 전복 양식에도 영향이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자가 탈락히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악순환이지만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 군과일부  어민들은 포자 탈락 원인을 수온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수질악화가 원인이라고 시각을 달리하는 어민들도 있다. 

해양수산과 담당은 미역의 양육에 적정온도는 18℃인데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21℃였다. 따라서 미역 감는 시기를 수온이 떨어지는 시기에 맞춰 늦추면 된다는 것이다. 또 소안면 동진리 김용원 이장은 "하늬바람(북서풍)이 불어야 할 때 샛바람이 불어 수온이 안 내려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어민들은 삼3면에서 유독 전복 폐사량과 미역 포자 탈락이 많은 원인으로 수질악화를 이유로 꼽았다.

또 다른 시각은 어민들의 과욕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남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은 미역을 수확하기 위해 미역 감는 시기가 아닌 데도 조기산 포자를 감았는데 결국 이것이 기후변화에 견디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요즘 대부분 미역이 사람이 먹는 명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복의 먹이로 쓰기 위해 양식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민들이 질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역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일 수 있다. 

우리 군은 올해 4월 해조류 박람회를 개최하고 완도를 세계에 해조류 메카로 홍보했다. 또한, 행사를 계속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전복이 아니라 사람이 찾는 명품 해조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중장기적인 대안은 미비하다. 진정 해조류의 메카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지난 2012년 11월, 약산면 어두리 김종천 씨 부부가 바다에 미역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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