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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향 가득한 겨울 보양식 매생이국완도 토박이 어르신과 식탐 처자 봄이의 완도 맛집 기행 ⑤ 신선식당
봄이와 어르신 | 승인 2015.02.04 22:53
   

 

행복은 그 순간이 지나고 나야 느낄 수 있나보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리면 그 때의 맛과 향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행복해지니 말이다. 그 음식들 속에는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었다. 손님에 대한 배려와 정성이 느껴지는 밥상을 신선식당에서 만났다.

봄이- 제가 위쪽지방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매생이로 만든 음식이 낯설어요. 매생이 철이라고 다들 매생이 노래를 하던데 저는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어르신- 제철음식은 보약이란다. 바다에서 나는 것 치고 몸에 안 좋은 게 없는데, 2월 제철음식인 매생이는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라는 무공해 식품이야. 철분을 비롯해 칼슘,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 최고인데 왜 안 먹어?


봄이- 방송에 나왔다고 광고 하는 식당 몇 곳에서 매생이 백반이랑 매생이 떡국을 먹어봤는데, 어휴 맛이 영 아니었어요.


어르신- 매생이국을 제대로 끓이는 집으로 가야지. 신선식당에 매생이 백반 예약 해 놨어.

신선 식당에 들어서니 사장님이 환한 미소로 맞아 주셨다. 4인용 밥상 하나가 중앙에 놓여있는 작은 방의 바닥은 알맞게 따끈하다. 완도에서는 보기 드문 환대이다. 기대 없이 간 봄이는 사장님이 차려준 반찬들을 먹고는 그만 울컥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봄이- 매생이국이랑 갈치조림에서 바다 향기가 그대로 나요. 짜거나 달지 않은 담백한 콩자반하며, 구운 김에 찍어 먹는 달래 양념장, 손님들 먹기 좋으라고 정갈하게 썰어 놓은 총감 김치 좀 보세요!


어르신- 방 안에서 매생이 향기가 진동을 하는구나. 매생이국은 미운 사위에게 주라는 말이 있단다. 국에서 김이 안 나니 뜨거운 줄 모르고 먹다가는 입천장이 벗겨지지. 사위는 백 년 손님이라는데 험한 말은 할 수 없고 ‘요놈 맛 좀 봐라’ 할 때 먹이는 거란다. 너도 뜨거운데 조심해서 먹어라. 그래 이런 맛이 나야 매생이국이지. 매생이는 달달하고 싱싱한 굴은 살짝 익혀 육질이 탱탱하게 살아있네. 바다 향기가 입 안 가득 맴도는구나.


봄이- 와! 너무 맛있어요. 식당이 아니라 외갓집에 내려온 기분이에요. 사장님이 잘 먹고 있나 부족한 반찬은 없나 외할머니처럼 챙겨주시니 너무 행복해요.


어르신- 여기는 예약이 필수란다. 인원 수 만큼만 냄비에 밥을 하고 나중에 누룽지도 끓여주시거든. 식당에선 편하게 기계로 구운 조미 김을 쓰는데 여기 사장님은 이렇게 손수 김을 구워 주신단다. 너는 이렇게 잘 먹으면서 매생이 음식이 별로라고?


봄이- 에이 왜 그러세요. 이렇게 맛있을 줄 누가 알았나요. 이런 보물 같은 식당이 숨어있는 줄 몰랐죠. 오늘부터 매생이로 국도 끓여먹고 전도 부쳐 먹어야겠어요. 라면 끓일 때 매생이 넣으면 맛있는데 어르신은 몰랐죠?

어르신- 라면뿐이겠니? 전복죽이나 칼국수 끓일 때 넣어도 맛이 확 살아나지. 완도가 매생이 생산지인데 매생이로 만든 음식을 파는 곳은 거의 없더구나. 관광객들이 매 끼니마다 전복이나 회를 먹는 건 아닐 텐데 말이다. 제 철에 나는 해조류로 만든 음식들을 개발하고 그 음식들을 파는 식당도 많아져야지. 해조류 박람회까지 개최하는 완도에서 해조류로 만든 음식 구경하기 힘들어서야 되겠니?


봄이- 앞으로는 그렇게 되겠죠. 오늘 행복한 음식 먹게 해주셨으니 다음엔 제가 새콤달콤한 간재미회무침 사드릴게요.

봄이와 어르신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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