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알싸한 노오란 동백꽃은 생강나무

완도의 야생화: 생강나무/녹나무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3.12 09:24
  • 수정 2015.11.06 21:0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마른 가지에 잎보다 먼저 노오란 꽃이 핀다. 꽃도 겨우 몇 개 달릴 뿐이다. 나중에 잎이 달리는데 그것도 드물다. 열매도 차라리 열리지나 말지. 그래서 열매 본 이도 그리 많지 않다. 이래저래 참으로 비호감인데 꽃이나 가지나 잎이나 열매 등 어디에서도 특유의 향기가 있다. 그래서 생강나무다.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꽃차로도 먹는다고 하는데 빈약한 수세에 꽃이 몇이나 된다고 말려 차를 끓일까.

그런데 이 나무가 제법 유명하다. 강원도 아리랑의 "아주까리 동백아 여지마라. 누구를 괴자고 머리에 기름." 소녀가 제법 자라 이제 머리에 동백기름도 바르게 되었나보다. 그런데 이 바람이 소년에게는 근심거리였나보다. 도대체 어떤 놈을 꼬실라고(괴자고) 머리에 기름 바르냐는 거냐다. 그런데 노랫말에 문제가 있다. 강원도에 동백은 자라지 않는다. 아마도 여기서 동백이란 생강나무를 이르는 것 같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 역시 남도의 동백은 아니고 생강나무를 그렇게 부른다. 강원도에선 생강나무가 동백이다. 오죽했으면 김유정이 그 향을 알싸하다고 했을까? “소녀는 소년을 끌어안은 채 노오란 동백꽃 속에 파묻히고, 소년은 그제서야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해진다니.”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