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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가에 핀 할미꽃 전설

완도야생화: 할미꽃/미나리아재비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3.18 16:26
  • 수정 2015.11.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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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에 관한 이런 전설이 있다. 할머니에게 부모 없는 두 손녀가 있었다. 언니는 얼굴이 예뻤지만 마음씨가 나빴고 동생은 미웠지만 마음씨가 고왔다. 얼굴이 예쁜 손녀는 자라서 이웃 부잣집에 시집가고, 동생은 멀리 가난한 산지기에게 시집갔다. 작은 손녀는 할머니를 모시고 싶었지만 언니가 못하게 했다. 

할머니와 큰손녀는 처음 얼마 동안 그럭저럭 지냈다. 그러나 갈수록 소홀해졌다. 나중에는 양식이 떨어져 찾아가면 짜증까지 낼 정도였다. 그때마다 작은 손녀가 더욱 보고 싶었다. 할머니는 드디어 길을 떠났다. 두 고개를 넘을 때까지는 견딜 만했다. 그러나 마지막 고개 마루에 올라섰을 때는 한 발짝도 더는 내디딜 수가 없었다. 며칠씩이나 굶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커다란 바위 아래 앉아서 착한 손녀의 집을 바라보면서 잠이 들었다. 마지막 저녁 햇빛이 할머니의 야윈 몸 위에 따뜻하게 비치고 있었다. 얼마 후 나무를 지고 오던 손녀사위가 자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깨웠으나 할머니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정성껏 양지바른 곳에 묻어 드렸다. 그리고 집에 가서 아내에게 말했다. 

이튿날 아침 손녀가 울며 그 곳에 가보니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이상한 꽃 한 송이가 무덤 앞에 피어 있었다. 마치 허기져 구부린 할머니처럼. 착한 손녀는 그 꽃이 불쌍한 할머니의 넋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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