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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나무 혹은 재회의 나무?

완도의 야생화: 오리나무/자작나무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3.26 00:15
  • 수정 2015.11.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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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글고 큰 것이 오리나무 수꽃이고 그 사이 작고 볼품 없는 것이 암꽃이다.


과거 시험 준비를 위해 떠나는 몽룡을 배웅하러 춘향이 마지막으로 주안상을 들고 찾은 곳이 오리정이다. 5리는 2킬로미터로 이별을 위한 최적의 거리다. 2킬로미터마다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 심었다는 나무가 오리나무다. 4킬로미터는 10리인데 시무나무를 심었다.

이처럼 거리 표시를 위해 심은 데서 오리나무와 시무나무의 이름이 유래했다. 지금이야 쉽게 믿어지지 않겠지만. 요즘 그 오리나무가 도로변에 달콤한 향을 뿜어낸다. 어떤 이는 꿀꽈배기 향으로, 다른 이는 침(타액) 냄새로 말하기도 한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사방오리나무다. 암수 한 그루다. 수꽃에서 뿜어나오는 노란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사방댐 공사나 토목공사를 하는 곳이면 으레 맨 먼저 뿌리를 내리고 번성하는 놈이 오리나무다.

춘향과 몽룡이 살던 과거 같으면 마을 입구 오리정마다 심었을 나무다. 그래서 오리나무는 이별의 나무였거나 재회의 나무였을 거다. 그 향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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