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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보리숭어, 건강도 챙기라는 봄의 선물

완도 토박이 어르신과 식탐 처자 봄이의 완도 맛집 기행 ⑧ 학림회타운

  • 봄이와 어르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5.06 21:54
  • 수정 2016.02.0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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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타고 쑥, 취, 고사리가 지천이고 바다에는 도다리, 주꾸미, 숭어가 알을 꽉 채우는 중이다. 쑥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 주꾸미샤브샤브도 입맛 당기지만 보리 이삭 패는 5월 보리숭어는 맛도 맛이려니와 나른한 봄에 건강도 챙기라며 바다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어르신- 요즘 뜰채나 홀치기낚시로 숭어를 많이 잡더구나. 싱싱한 회도 먹고 시원한 바닷바람도 쐴 겸 학림회타운으로 가자꾸나.

봄이- 싱싱한 숭어에서 전복까지 종류별로 다 있어요. 그 자리에서 먹게끔 손질해주니 편리하구요. 관광객들이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숭어 한 마리에 만원이라니 값도 싸네. 저 안쪽 식당에서 먹을까요?

어르신- 아니다. 뒤쪽에 바다를 보면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단다.

봄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보면서 회를 먹으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제철이라 보리숭어 맛도 일품이구요. 입안에서 쫄깃쫄깃 씹히는 회와 달콤한 초장에 어우러진 고추냉이의 톡 쏘는 맛까지 정말 환상궁합이에요.

어르신- 꽉 막힌 곳에서 먹으면 어디 이런 맛이 나겠니? 좋은사람들과 저녁노을 감상하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니 여기가 낙원이구나.

봄이- 그러게요. 이곳은 처음 와보는데 주도와 완도항을 오가는 배들도 보이고 경치가 좋네요. 저기 청산도에서 들어오는 배에 관광객들 많은 것 좀 보세요. 아 참, 숭어를 부르는 이름이 많다고 하던데 숭어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가요?

어르신- 숭어는 숭어와 가숭어 두 종류인데 양식을 많이 하는 가숭어를 참숭어라고 부른단다. 참숭어는 겨울철에 먹어야 맛있고 숭어는 봄에 먹어야 제 맛이란다. 5월 보리 이삭이 패고 익을 무렵 잡히는 숭어를 보리숭어라 부르지. 이때가 산란하기 전이라 기름이 많고 육질도 쫄깃해서 특히 맛이 좋거든. 그래서 보리숭어라는 별칭이 붙었지.

봄이- 보리숭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었네요. 좋은 사람들과 싱싱한 회를 먹고 있으니 도시에 사는 친구들 생각이나요. 도시에선 회가 비싸서 자주 못 먹거든요.

어르신- 완도는 횟감이 흔해서 이 맛있는 제철 숭어가 대접을 못 받는단다.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숭어와 야채를 넣고 밥에 비벼먹어도 좋단다. 매콤한 고추 송송 썰고 된장, 고추장으로 간해 시원하게 만든 물회도 일품이지. 도시 사는 친구들 한번 초대하렴. 마침 장보고수산물축제도 열리니 좀 좋으니.

봄이- 좋은 생각이다! 친구들에게 완도 자랑도 하고 싱싱한 회도 실컷 먹게 해줘야겠어요. 숭어도 남았고 채소와 양념도 있으니 우리도 숭어회덮밥 만들까요? 밥만 시키면 되겠는데 국이 없네요. 회 뜨고 남은 뼈로 매운탕 끓여주지 않나요?

어르신- 아니야.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며 살아서 끓이면 흙냄새가 난다고 구이나 탕으론 먹지 않지.

봄이- 그래서 탕이 없었구나. 밥에 남은 회와 야채를 잘게 썰어 넣고 초장으로 싹싹 비벼먹으니 그야말로 별미네요. 숭어회가 두 마리 2만원이고 밥을 포함한 양념값이 8천원이래요. 이 가격에 생선회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니, 완도에 살며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행복이 이런 것이지 싶어요.

어르신- 그렇고말고. 맛있는 음식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몇 안 되지. 다음에는 보약이 필요 없는 음식 먹자꾸나. 신지대교타고 신지도로 넘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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