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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날’에 우리는 무엇을 할까?

  • 김영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5.27 19:44
  • 수정 2015.11.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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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태경해운 대표)

육지의 지하자원 고갈은 바다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있으며 양질의 식량자원을 바다에서 얻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류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고 강조한 아인슈타인이나 “바다야 말로 새로운 우주다”라는 스티븐 호킹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류에게 바다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보험이며, 제한적인 육지에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는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고 특히 바다와 관련된 종사자들의 자부심과 해양 개척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 1996년 ‘바다의 날’을 제정했다. 매년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이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니 완도군의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시대에 바다를 중심으로 삶의 터전을 일궈온 완도군에 ‘바다의 날’이 던지는 의미도 클 수밖에 없다. 완도의 모든 길은 바다로 통한다. 관광 완도를 만드는 일도 완도군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도 바다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바다를 뺀 완도는 상상하기 힘들다. 완도군이 ‘청정바다 수도’ 선포식을 진행하고 완도의 깨끗한 바다를 이용한 마케팅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마케팅 노력에 비해 우리의 바다는 어떠한가? 버려진 어구, 폐스티로폼 등의 각종 쓰레기 문제와 전복을 필두로 한 바다양식 산업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해양수산 종사자들의 자부심을 고양시키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바다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에서부터 어장환경수용력을 넘어선 양식시설을 줄이고 바다 스스로 자생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들이 필요한 때이다.

바다 양식 산업을 주력으로 삼는 완도군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평수(연안)지역의 생태계 회복이다. 평수지역 생태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갯벌은 생명의 보고이며 다양한 생물들이 갯벌과 바다를 살리는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다. 갯벌의 훼손은 자정능력 상실로 이어지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바다는 죽음의 바다로 전락하기 때문에 평수지역 생태계를 회복하는 일은 중요하다.

생태적 환경수용력에 바탕을 둔 어장관리체제를 도입하면 질병 발생을 줄이고 양식생물 성장률을 높여 경제성이 높아진다는 분석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장기간에 걸친 양식생물의 연작과 밀식은 지속가능한 양식 산업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어종을 바꾸어 양식하는 순환 경작제와 바다가 스스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안식년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공론화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바다환경을 개선하지 않고는 완도의 미래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축적될 때, 완도의 미래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며 젊은 사람들이 완도에서 내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