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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로 착한 ‘목고실나무’

완도 야생화: 멀구슬나무/멀구슬나무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6.03 22:45
  • 수정 2015.11.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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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주 흔하다. 또 빨리 자란다. 결코 비싼 나무가 아니다. 그래서 늘 사람들 관심 밖에 있다. 요즘 한창 연보라색 꽃이 핀다. 개화 기간도 길어 한 달은 너끈하다. 꽃을 자세히 보면, 가지런한 5장의 흰색 꽃받침 위로 진보라색 꽃기둥이 솟았는데 그 안에 연노랑 술이 들었다. 그 향기가 짙고도 깊다.

꽃 지고 좀 있으면 초록 열매가 구슬처럼 달린다. 겨울에 잎이 떨어지면 앙상한 가지에 노랗게 변한 열매만 남는다. 맛은 별로다. 그런데 시끄럽고 먹성 좋은 삔추새(직박구리)가 좋아한다.

한여름에 짙고 넓게 그늘을 만드니 지나는 길손이 쉬어가기 좋다. 더 좋은 것은 나무에서 분비되는 성분이 살균, 살충 역할을 하는 까닭에 주변에 모기, 개미, 벌 등이 얼씬하지 않는다. 재래식 화장실에 멀구슬나무의 잎을 넣으면 구더기를 없애준다. 요즘 친환경 농약을 만들 때도 멀구슬나무의 열매가 이용된다. 나무의 재질이 단단하고 색깔도 아름답다. 또 벌레들이 기피하는 성분이 있어 가구재로 즐겨 이용되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달랐다. 목고실나무 또는 고동나무(혹은 고롱구나무)로 불렀다. 여러 모로 참 쓸모있는 나무다. 목고실나무 아래에 평상 하나만 놓으면 올 여름도 오케이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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