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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바다 수도, 계획과 실행이 중요하다

이용규(국제 슬로푸드 완도지부 대표)

  • 이용규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6.03 22:52
  • 수정 2015.11.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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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건강海요, 깨끗海요’ 대한민국 청정바다 수도! 완도 선포식이 있었다. 완도군은 이 선포식을 통해 완도의 청정 이미지 제고, 완도산 수산물의 브랜드 가치 향상, 소비 확대, 주민 소득증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완도군이 선포식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은 진짜로 완도 바다를 깨끗이 가꾸는 것이다. 과거 많은 사례에서 봐왔듯이 선출직 공무원과 정치인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완도바다가 신음하고 있으며, 완도의 미래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완도를 방문한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교 한국식문화탐방단에게 완도의 자연환경, 맛, 음식과 음식문화, 수산업 발전 등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예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환경보존 활동과 정책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완도바다는 해양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전복가두리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 양을 조사해 본 적이 있다. 조사결과 가두리 1칸당 월 평균 약 45~50kg 미역줄기와 부산물이 발생했다. 미역을 급이 하는 기간(2월~5월) 동안 완도 전체 전복 가두리 양식장(60만칸)에서만 약 12만 톤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고 그것이 고스란히 바다에 버려지고 있었다. 그 이외의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배설물을 제외하고라도 년간 20만톤 이상의 해양쓰레기가 전복 가두리 양식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만 톤의 해양쓰레기는 25톤 트럭 8천 대 분량이며, 이는 광주광역시 인구 150만 명이 1년간 발생시키는 음식물 쓰레기(16만톤)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완도 전복산업은 총체적인 위기이다.
우리는 비용과 수고스러움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바다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양식면적을 확대해 준 무지한 정치인, 조류소통을 저해하는 밀식 등이 완도 전복산업 위기의 원인임을 전복 폐사율이 60% 를 넘어선 지금에야 비로소 알기 시작했다.

완도의 전복산업이 위기인 것은 단지 높은 폐사율과 생산량 감소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복 양식은 김, 미역, 다시마, 톳 양식보다 투자대비 수익율이 낮고, 해남, 진도, 신안과 충남 태안 지역에서까지 양식면적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어 완도 전복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완도군이 투자한 대표적인 전복유통회사는 실적에 급급하여 덤핑과 과당경쟁을 조장하여 산지 출하가격까지 교란하고 있다. 완도 전복산업이 총체적인 위기인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최근 완도읍 정도리 H씨는 자신의 전복 가두리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전량 수거하여 퇴비화하고 있으며, 고금면 가교리 C씨는 전국 최대 전복 치패 단지 내 어민들과 함께 음식물 분리수거 및 처리를 통해 바다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어민들 스스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유지하고, 다음 세대로부터 빌려 쓰고 있는 바다를 온전한 상태로 되돌려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

완도군은 이번 ‘대한민국 청정바다 수도 완도’ 선포식이 단지 마케팅을 위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명실상부한 청정바다 수도가 될 수 있도록 예산과 조직을 집중하고 자발적 주민참여를 조직하고, 자원화 시설 확대, 인센티브제 도입 등 다양한 실행계획을 갖추고, 전 군민과 함께 청정바다 가꾸기 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