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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겨낸 강인함의 상징

완도 야생화: 인동덩굴/인동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6.18 10:57
  • 수정 2015.11.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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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처음엔 흰색으로 피었다가 이내 누렇게 변해 떨어진다. 그래서 금은화다. 꽃잎은 전부 다섯 장인데 네 개가 합쳐져 위로 번쩍 손들고 있다. 꽃잎 하나만 아래로 늘어졌다. 그 사이에 다섯 개 수술과 한 개 암술이 혀를 내밀고 있다.

인동덩굴은 풀(초본)이 아니고 나무(목본)다. 그래서 인동초는 맞지 않다.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대서 인동(忍冬)이다. 무척 향기롭다. 아이들에게 무슨 향이냐고 물으면 거개는 비누냄새로 답한다. 향기는 밤에 특히 강한데 야행성 나방을 꼬여내 수정을 하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다. 독성이 없고 약성 또한 좋아 예로부터 약재로 두루 쓰였다. 줄기와 잎 그리고 꽃을 말려 술에 담가 인동주로 마셨다. 인동차는 왕실에서 애용했다고 전한다.

인동덩굴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삼국시대 고분이나 도자기, 기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당초문양이 바로 인동덩굴이다. 천마총에도 나온다.

언제부턴가 인동은 강인함의 상징이었다. 사람들은 사형 선고와 감옥살이, 납치, 망명, 가택연금 등 온갖 고난과 탄압을 이겨내고 결국 권력의 최고에 오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를 인동에 비유했다.

겨울을 이긴 인동덩굴이 여기저기서 말없이 피어나지만 인동 닮은 야문 이는 귀하고 세상은 어지럽다. 난세라서 그런가. 인동 향기 더욱 진하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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