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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의 까칠한 귀화종

완도 야생화: 도깨비가지/가지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6.25 09:14
  • 수정 2015.11.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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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대평리에서 신기리 쪽으로 넘어가는 독고재 허리쯤 급커브 길가에 흰색 꽃이 여럿 피었다. 같이 갔던 친구가 보더니 "딱 봐도 나쁜 놈이네" 했다. 그런데 참 수수하고 예쁜 꽃인데 왜 나쁜 놈일까? 환경부가 환경위해 식물 또는 생태계교란 식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도깨비가지는 북아메리카 출신 귀화식물이다.

꽃 생김새가 감자와 꼭 닮았다. 둘은 가지과에 속한다. 흰색 꽃잎 5장 안에 노란 수술 5개가 둥그렇게 암술 하나를 포위했다. 열매도 아주 작은 둥근 가지처럼 귀엽게 열린다.

도깨비가지, 이름도 참 거시기하다. 줄기나 이파리 뒷면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렸는데 자칫 찔리면 피를 흘린다. 독성이 강해 소나 염소들도 이놈을 피한다. 그런데 실수로 이놈을 먹은 소에서 짠 우유를 사람이 먹으면 설사, 복통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그만큼 독성이 강하다. 또 번식력이 얼마나 좋은지 뿌리를 완전히 제거해야 죽는다. 뿌리가 약간 끊어져도 거기서 다시 살아난다.

멀리서 물 건너 와 나쁜 놈 소리 들어가며 힘들게 적응하며 살아가기도 결코 쉽지 않았을 거다. 어쩌면 그래서 그 무서운 가시와 독으로 무장하고 살아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토착 이웃들과 오손도손 살아가려는 지혜는 없고 오로지 힘으로만 살아가려는 놈의 독기는 꼭 오늘의 패권국가 미국을 닮았다.

지금쯤 고금도 충무사 앞 마당에도 많이 늘었겠다. 낫 하나로 제초작업 하는 노인일자리 엄마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참 나쁜 풀이 도깨비가지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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