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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마을장’을 위한 난장판 열리다

박주성(장보고아카데미 팀장)

  • 호당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6.25 09:23
  • 수정 2015.11.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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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완도 시민·사회 활동가들에게 '마을장'이 화제다. 인근 해남, 강진에도 마을장이 이미 섰고 고흥, 구례, 장흥, 보성, 곡성 등 전남 서남부 권역을 중심으로 대안장터로 '마을장'이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마을장'은 지역 전통장을 다시 살리자는 취지도 있고, 소농들의 판로해결을 위한 공간으로 지역의 소통과 문화교류를 위한 복합적 요소가 담겨있는 곳이다. 현재 여러 지역의 '마을장'들은 과도기로서 자신들의 차별화와 생존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완도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고민하고 활동하는 분들이 모여 완도 군외면 용계리 장보고가세 영농조합에서 '마을장'을 소재로 한 난장이 벌어졌다.

약산 어두리 출신 김종천 씨의 춘향가로 이날 난장의 문이 열리고, 박경미 장보고가세 영농조합 내무부장관의 심청가가 이어졌다. 어디다 숨겨놨다 이제야 나타난 명창들인지 그 재주에 다들 깜짝 놀랐다. 나중에 완도 마을장터지기를 맡은 김성률 전교조 완도지회장님은 각설이타령을 부르고, 임보은 완도군 무기계약직공무원 모임 대표로 시작된 진도아리랑은 난장판을 한 바퀴 휘 돌아 흥을 한껏 돋우었다. 장보고가세 영농조합에서 엄나무 넣고 준비한 토종닭 백숙과 한산 소곡주에 10년 발효효소를 넣어 제조된 여수 천년의 사랑 막걸리가 제때 어우러져 그야말로 잔칫날이었다.

난장의 중간쯤 완도행동 김영신 대표 사회로 완도 '마을장' 준비의 의지도 모으고 각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은 어떤 상품을 내놓고 싶다, 우리는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장터지기는 내가 하고 싶다, 언제 장을 오픈할 것이냐” 등 여러 가지 내용이 식탁에 오르고 논의됐다. 분명한 결론은 없었지만 의견을 공유하고 고민해야 될 것들이 무엇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두들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들 곁에 있으니 즐겁다. 사회에서 서로 살려고 발버둥치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와 우리들이 좀 더 사람답게 사는 삶을 살아볼까 고민하며 모인 사람들 저변에 좋은 향기가 묻어난다.

‘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며 모인 분들의 영원한 우정을 위한 건배사를 제안한 서정창 전 도의원 말씀처럼 비록 겉으로 표현은 안 하더라도 모두 마음 속으로 왜 우리가 여기에 모였는지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다양한 재주를 가진 분들이 어우러져 완도 마을장이 결실을 보는 그날을 손 모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