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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더위 물리치는 복달임 음식 삼복탕

완도 토박이 어르신과 식탐 처자 봄이의 맛집 기행 ⑩ 소라식당 삼복탕

  • 봄이와 어르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7.02 07:42
  • 수정 2016.02.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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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솔숲 산책로와 어린이를 위한 간이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매년 100여만 명이 찾는 남해안 최고의 휴양지이다. 4킬로미터에 달하는 은빛 백사장으로도 유명한 해수욕장 초입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물들이 바다를 향해 줄지어 있다. 그곳에 20년간 한자리를 지켜 온 소라식당이 있다.

봄이- 가뭄이 극심하다는데 엎친 데 덮친다고 올해는 건장마라니 걱정이에요.

어르신- 그러게 말이다. 비라도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으련만.

봄이- 요즘 땀을 많이 흘려 그런지 입맛도 없고, 몸도 기온에 적응을 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럴 땐 뭘 먹어야 좋을까요?

어르신- 여름철 기력을 보충하는데 삼복탕 만한 음식이 없을 것 같구나. 초복과 중복이 코앞이니 삼복탕으로 유명한 소라식당에 가자꾸나.

봄이- 삼복에 먹는 음식이라서 삼복탕인가요? 양이 네 명이 먹어도 넉넉할 만큼 많아요.

어르신- 인삼과 전복을 넣고 끓인 닭백숙이 삼복탕이란다.

봄이- 해산물이 들어가니 국물이 개운할 것 같아요. 끓기 시작하는데 지금 먹으면 되죠?

어르신- 아니다, 살아있는 낙지를 넣고 좀 더 끓여야 제 맛이 나지. 맛보고 싶어도 좀 참으렴.

봄이- 그럼 밑반찬 맛 좀 볼까요? 이거 바다의 국수라고 불리는 꼬시래기 무침이죠? 꼬들꼬들한 식감에 입안 가득히 퍼지는 바다향이 좋네요.

어르신- 전어무침도 먹어봐라. 묵은 김치도 맛깔스럽고 바로 부쳐 내놓은 전에 전복 장조림까지 있네. 신지도 사람들이 맛있다고 추천한 이유를 알겠구나.

봄이- 이제 삼복탕 먹어도 되겠어요. 중간 크기 이상의 닭을 잘못 삶으면 질기고 퍽퍽하던데 여긴 기름기 없는 가슴살까지 촉촉하고 부드러워요.

어르신- 전복이 몇 개야? 전복이 크기도 하지만 많이도 들었구나. 꽃게까지 들어가서 그런지 닭 국물인데도 느끼하지 않네. 닭과 전복에 낙지까지 오늘 몸보신 제대로 하는구나.

봄이- 정성들여 차려진 밥상을 받으면 늘 기분 좋아요. 대부분 죽을 나중에 주던데 여긴 처음부터 찹쌀을 넣고 끓이니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 맛이 진해져서 고소하고 맛있어요. 고기로 배를 채웠는데도 죽을 자꾸 먹게 되네요. 삼복탕 가격표를 보고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먹으면서 따져보니 비싼 게 아니에요.

어르신- 65,000이면 4명 기준으로 한 사람당 16,000원 꼴이니 전복삼계탕보다도 싸구나.

봄이- 거기에다 음식을 먹으며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흔한가요. 파도에 하얀 모래가 쓸리며 내는 저 소리 좀 들어보세요. 아름다운 신지도에서 송황민물장어와 삼복탕으로 복달임해서 이번 여름은 잔병치레 없이 거뜬하게 보내겠어요.

어르신- 이곳에서 맛본 음식의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구나. 여기까지 왔으니 명사십리 해변이랑 소나무 숲에서 바닷바람 쐬며 산책하고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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