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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일본 간 ‘서던 크로스호’ 운항 중단

태경해운, 14일 마지막 운항키로 최종 결정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7.06 21:08
  • 수정 2015.11.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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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서던 크로스 호가 일본 시모노세키로 출항을 앞두고 미역, 톳 등 완도산 수산물을 싣고 있다.


완도에서 일본으로 매주 1회 완도산 전복과 건어물을 운송해 왔던 유일한 화물선 ‘서던 크로스(Southern Cross) 호가 운항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던 크로스 호는 1997년 취항한 이래 지난 19년 동안 완도 활전복과 미역, 다시마, 톳 등 건어물을 일본 시모노세키로 운송해 왔다. 그러나 최근 누적된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오는 7월 14일을 끝으로 결국 운항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서던 크로스 호의 운송 물량은 한때 매회 활전복 20톤, 건어물 80톤 등 최대 100톤 규모에 이르렀으나 최근에는 50톤 정도의 수산물을 싣고 운항했다.

서던 크로스 호의 선사인 태경해운 김영범 과장은 “적자 누적으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로 이제 더 운항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계속 운항하고 싶지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서던 크로스 호의 경영적자는 일본과의 수출입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수출이 저조한 상황에서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끊겨 적자가 가중된 것이다.

값싼 중국산 전복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완도산 전복 수출이 줄어든 데도 원인이 있다. 게다가 일부 전복 수출업체의 가격 덤핑으로 수출 환경은 더 악화됐고 완도 수출업체들이 완도항 대신 대부분 부산항을 이용해 온 것도 운항 중단의 원인이다.

서던 크로스 호의 운항 중단으로 완도 수출업체들에게 큰 피해와 불편이 예상된다. 부산까지 수산물을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비가 증가될 것이며 이는 수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크고 안정된 회사들은 당장 수출에 큰 지장은 없겠지만 작고 영세한 업체들은 늘어난 물류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수출을 포기할 것이고 특히, 전복과 건어물을 소량씩 수출해온 업체들의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꾸준히 서던 크로스 호를 이용해 온 우리 지역 대표적인 전복 수출 업체인 (주)청산바다 위지연 대표는 “서던 크로스 호의 운항 중단은 결국 우리가 자초한 결과이다. 유일한 대일 수출 외항선만큼은 살려야 한다. 서던 크로스 호를 잃으면 많은 업체들이 수출을 포기할 것이다. 수산물 수출은 줄고 수출 물류비는 늘고 가격은 떨어져 완도만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던 크로스 호의 운항 중단 소식을 접한 완도읍 한 주민은 “완도와 일본 사이를 운항하는 외항선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천년 전 장보고 대사가 개척했던 항로를 그동안 힘겹게 지켜온 배가 계속 다니도록 완도군과 군민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소중한 항로를 잃고 나서 나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다시 되찾으려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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