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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톺아보기)완도의 전입 장벽 높다

박남수(편집국장)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7.09 01:01
  • 수정 2015.11.0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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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면 C마을을 지나는 국도변 어느 골목 입구가 철제 울타리로 막혀 있다.


고금면 C마을을 지나는 국도변과 인접한 어느 골목 입구가 철제 울타리로 막혀 있다. 폐쇄된 골목길엔 잡초가 우거져 있다. 골목길은 모두 세 집으로 통한다. 철제 울타리는 골목 안에도 두 개가 더 있다.

지난 6월 28일 그 골목의 끄트머리에 사는 장 모(70대)씨를 만났다. 그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장 씨에 따르면, 3년 전 경기도 화성에서 A씨(60대) 부부가 빈집(둘째 집)을 사서 주말마다 내려와 살며 집을 수리했다. 자비를 들여 시멘트로 골목길 포장도 했다. 이들은 고금도가 고향은 아니었으나 이웃과의 사이도 원만했다고 한다.

고금도에서 태어나 현재 경기도 수원에서 살고 있는 첫 집 주인 J씨는 가끔 집을 찾는다. 그런데 J씨가 어떤 까닭에서인지 1년 전에 화성 부부가 포장해 놓은 골목길을 다시 파헤치고 도로를 막았다.

40년 이상을 도로로 이용돼 온 골목이 폐쇄된 지난 1년간 A씨 부부의 처지는 난감하다. 관절염 때문에 따뜻한 곳을 찾아 내려왔고 그동안 큰 비용을 들여 집을 고쳤다. 3년 후에는 고금면으로 이사해 정착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할지 고민이다.

약산면 E마을 초입에 펜션 하나가 있다. 폐교된 초등학교 분교를 광주에서 살던 B씨(50대) 부부가 구입해 2009년부터 펜션 영업을 해오고 있다. 전입 후 지금까지 B씨 부부는 마을의 모든 애경사마다 참여하고 부조했다. 그런데 B씨는 아직까지 마을 어촌계 가입은 물론 청년회 가입도 거부당하고 있다. 그동안 면세 유류 이용은커녕 한때 공공도로의 이용도 제한당해야 했다.

요즘 B씨는 모든 종류의 마을 활동에 참여하기를 단념한 채 살고 있다. 그가 언제쯤 마을의 주민으로 자치권을 인정받으며 살 수 있을까?

지난 6월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이동 추이에 따르면, 제주도가 올해 1분기에만 1,016명이 전입했고 그 증가세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 전입 인구는 총 2,343명이었다. 대부분의 광역시 인구가 감소한 것에 비하면 특별한 경우다.

2014년 완도의 인구는 53,174명으로 2013년에 비해 500여 명 정도 줄었다. 1974년 15만에 육박하던 완도 인구가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5년 6월 30일 현재 53,123명을 기록하고 있다. 5만 선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출산 장려 정책을 통한 인구 늘리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완도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귀촌과 귀농·귀어 등 전입을 통한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그런데 앞에서 소개된 고금면과 약산면 두 마을의 경우처럼 외부인들의 완도 전입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은 주민들의 과도한 텃세와 이기심 등이다. 전입을 막는 높고 강고한 빗장을 과감하게 허물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 최근 전입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또한 모두가 행복한 우리 완도가 제주보다 못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반세기 가까이 모두가 사용하던 공공도로를 막는 것이 마을의 미풍양속은 아니지 않은가. 전입해 어울려 산지 7년이 됐는데도 이장 선출권조차 주지 않는 것이 정의로운 자치규약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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