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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천사들이 먹는 과일

완도 야생화: 천선과나무/뽕나무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7.29 14:49
  • 수정 2015.11.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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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처럼 생겼는데 크기가 좀 작다. 열매 모양이 여인네 젖꼭지를 닮아 젖꼭지나무로 부른다. 줄기나 잎, 열매에서 나오는 하얀 점액이 젖처럼 보인다.

천선과나무(天仙果)는 하늘의 선녀가 먹는 과일이다.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천선과도 꽃이 없다. 아니 더 정확히는 꽃받침과 꽃자루가 변형된 주머니 모양의 씨방 안에서 꽃이 숨어서 핀다.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무화과말벌이라는 작은 벌이 씨방으로 들어가 수정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먹어보면 무화과 맛이 나지만 단맛은 훨씬 덜해 밋밋할 정도다. 완숙해 물러진 열매에 벌, 나비, 풍뎅이 등 곤충들만 가득하다. 어쩌면 우리가 단맛에만 너무 취해 본래의 단맛을 잊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제주와 남해안 일대에서 자라며 잎이 어른 손바닥한 하다. 예전에 그리 흔했던 나무는 아니었을 텐데 요즘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 새들이 먹고 멀리 날아가 버린 배설물에서 싹을 틔워 지금처럼 수가 많아졌을 것이다. 심지어 바위 틈이나 건물 지붕같이 물이 귀한 곳에서도 자란다.

기독교 성경 창세기에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과일을 따먹은 뒤 부끄러움을 알고 치부를 가린 것이 무화과나무였다. 요즘같이 돈맛을 최고로 여기는 세상에 먹으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과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화과나무와 사촌쯤 되는, 천사들이 먹는다는 천선과나무가 지천으로 자라는 우리 완도야말로 어쩌면 에덴의 동산일지도 모를 일이다. 천사인 당신, 길가나 바닷가 혹은 산에서 천선과를 만나거든 따서 먹어보라.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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