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해외에서 고향 완도 네트워크 관리하라

이상채(인도네시아 거주, 군외면 고마도 출신)

  • 이상채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8.18 16:33
  • 수정 2015.11.04 11:0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채(인도네시아 거주, 군외면 고마도 출신)

완도에서 중학교 졸업하고 타향살이 14년에, 또 인도네시아 생활 16년 하면서도 완도를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친한 주위 분들이 “왜 그렇게 자주 고향을 가느냐”고 물어 보았을 때, 저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향이어서, 부모님과 친구들이 있어서 자주 간 것일까 아니면 다른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를.

제게 있어서 완도는 마르지 않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고 무색, 무념의 에너지 자체인 것 같습니다. 완도가 멀리 보이기 시작하면 그 동안에 있었던 어려웠던 점들, 번민들을 포함한 모든 일들이 신기하게도 잊혀지고 백지 상태의 나로 돌아가는 체험을 하곤 합니다. 우리를 길러 준 완도의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어머니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착각과 모든 감정의 순화와 함께 힘이 무럭무럭 솟는 느낌을 가집니다.

해외 생활에서 완도는 최경주 선수의 고향 완도로 많이 소개를 합니다. 여건상 해외 바이어들과 사업 등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 보면 나의 고향을 그냥 Korea라고 하기에는 밋밋하고 무슨 유행가 가사처럼 남쪽이 고향이라고 하면 별 감흥을 주지 못하지만, 고향이 최경주 선수와 같다고 하면 금방 반응이 오며 내 고향 자랑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최 선수를, 그리고 저를 키워준 것은 깨끗하고, 따뜻한 완도의 갯벌과 거기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었다는 이야기를 자랑삼아 종종 합니다.

그러나 완도를 갈 때 마다 점점 늙어가시는 부모님과 동네 분들을 보면서 나의 뿌리가 점점 사라져 가는 느낌에 가슴이 늘 아려옵니다. 부모님의 연로하심에서, 고향의 노인 분들이 사라져 가시는 것을 보면서 나의 뿌리마져 뽑혀 가는 느낌을 갖습니다.

결국은 우리와 같은 부평초들이 아니라 완도신문을 비롯해 완도를 꿋꿋이 지키고 계시는 분들의 열정과 수고만이 돌아오는 완도, 뿌리가 튼튼한 완도를 지키는 지름길일 거라고 생각하며, 해외에 있는 완도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는 게 중요하지 않나를 생각합니다.

해외 생활 시작할 때의 두려움과 낯선 곳에서의 정착을 위한 생활상의 여러 편의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을 생각해 보면, 같은 완도사람이라는 지리적 유대감과 빠른 정착을 위한 여러 도움 제공, 그리고 살아가면서 인적 유대관계 등은 무엇보다 중요한데 완도군청에서 이러한 해외 인적 네트워크 관리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5년 전 인도네시아 한 골프 모임에서 해남 황산 출신의 어떤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을 통해 완도 출신 선배를 만나게 됐고 결국 인도네시아에 고향 사람들이 3, 4명 정도 산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해외에서 고향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그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생활할 때 같은 고향이라는 것이 공간적 유대감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인지 정서적 공감이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늘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고향 완도의 발전을 멀리서나마 응원하며 완도신문의 1000호 지령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든든하게 완도를 지키는 지킴이로 더욱 더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