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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농부의 마음으로 수확한 1000호

이영호

  • 이영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8.18 16:49
  • 수정 2015.11.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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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전 국회의원

요 몇 해 동안 완도와 해남을 오가며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다 농사에 주력했던 사람이 산에서 무슨 농사를 짓느냐고 염려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항상 염려 해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군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지면을 통하여 조심스레 답변을 드리자면, 풍파에 모든 것을 잃은 어부가 그래도 항해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에 난파된 배를 수리하고 식량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과 같은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접 농사에 전념하면서 농사와 정치가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먹는 것은 백성에게 으뜸이며 농사는 정치의 근본이다”고 하신 이유를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농부나 정치인이 어떤 철학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도 있고 오히려 불행하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모든 생명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생명을 존중하는 농법을 고집하는 선량한 농부들은 조급해 하기보다는 신뢰와 의리를 일관되게 지키며 땀과 노력으로 정성을 다합니다. 시장과 마트에는 다양한 농부들이 만들어 낸 농산물들이 즐비합니다. 상품의 겉치레에 속은 것을 깨달은 소비자나 현명한 소비자는 이제는 외양만 보고 선택하지 않고 원재료와 농사법을 꼼꼼하게 체크하여 제대로 된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할 것입니다. 정치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완도신문이 지령 1,000호 발간의 영광을 맞이한 것은 참으로 의미 있고 축하할 일입니다. 이는 목전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소비자와의 신의를 지켜낸 선량한 농부의 마음이 수확한 결실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일입니다. 그동안 완도신문이 나이테를 더하여 1,000호를 발간하기까지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다사다난한 세파를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론직필의 본분을 잃지 않겠다는 강인한 신념과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지역의 명실상부한 대표언론지로서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 내리며 거목으로 우뚝 선 완도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 언론인의 본분과 소임을 다해주신 완도신문 김정호 대표님과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지역신문은 지역공동체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소중한 소통의 장입니다. 만약 지역신문이 지역사회의 구석구석까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대화가 단절된 가정이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좁은 지역사회에서 쓴 소리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은 참으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에 이를 외면한다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부패가 창궐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변함없이 저널리즘의 원칙에 충실하면서 지역주민의 눈과 귀가 되어 주위 환경과 권력기관을 철저히 감시하고, 주민들의 입이 되어 여론을 수렴하여 지역 언론 문화의 창달과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달하는 지역민의 소식지로서 그 역할을 다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거듭 완도신문 지령 1,000호 발간을 축하드리며, 더욱 풍성한 꽃과 열매를 맺으시어 무궁한 발전 있으시길 축원 드리며 임직원 여러분의 건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