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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신문의 성과와 과제

정병호(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정병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8.19 11:09
  • 수정 2015.11.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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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번 호로 완도신문 발행이 1000호를 채웠다. 지역신문치고는 보기 드문 예다. 먼저 완도신문사 구성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완도신문은 창간이래 수많은 난관과 우여곡절을 겪었다. 완도신문사 편집책임자와 기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되고, 신문사 재산이 압류됐던 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여 오늘 보란 듯이 1000호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완도신문 구성원들의 노력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3천여 완도신문 애독자들의 든든한 후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완도신문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은 이유다.

완도신문의 창간 이념은 편집규약에 잘 나타나 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것을 사훈으로 하여 창간되었다. 창간이념의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1. 주민독자의 알권리 충족 2. 기사의 공정성 확보 3. 시각의 다양성 존중을 중심으로 내외부의 압력과 회유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창간 이념과 실천 방안에 비추어 그 동안 완도신문이 거둔 가장 큰 성과를 요약하자면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완도신문은 사건 현장을 구석구석 누비며 완도 주민들, 특히 우리 아짐, 아재들의 삶의 애환을 잘 전달해 주었고, 지방자치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지역신문 본연의 역할을 나름 잘 수행했다고 평가한다. 부수적이긴 하나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완도신문은 출향인들에게 고향 소식을 전해줌으로써 완도주민과 출향인들 사이에 끈끈한 가교 역할을 해주었다. 이 역할은 지역과 중앙의 긴밀한 협조가 절실한 요즘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얼마 안 있으면 완도신문도 약관의 나이가 된다. 지금까지 전체적으로 잘 해 왔다고 보지만, 장년의 완숙미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독자 나아가 군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다. 완도신문은 지금도 독자칼럼, 독자권익위원회 등을 통해 독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풀뿌리 언론인 지역신문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주민들의 여론을 형성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풀뿌리 언론의 핵심은 참여다. 예컨대 육로로 연결돼지 않은 면 단위에 주민기자를 도입하는 것을 제안한다. 여기에 청소년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완도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들에게는 좋은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방권력의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신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대로 된 비판을 하는 언론도 귀한 판에 대안까지 제시하라니 지나친 요구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요구는 완도신문에 거는 기대가 크기도 하지만, 언론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완도에 관심 있는 경향 각지의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군정책임자와의 소통과 토론을 위해 기자회견, 기자간담회를 정례화 할 필요가 있고, 완도신문을 비롯한 지역 언론이 공동으로 주관하여 각종 현안에 대한 토론회, 공청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할 필요가 있다.

셋째, 완도의 정신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며칠 전 8월 1일은 광복 70주년이었다. 완도신문사가 주관하여 완도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운동을 전개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장보고 대사의 진취적인 해양경략의 정신, 이순신 장군과 함께 국난을 극복한 우리 고장 선조들의 호국정신, 김 양식·원양어업활동을 통해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 한 완도 주민들의 산업화 정신 등 제대로 평가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필자는 이러한 완도의 정신이 젊은 세대에게 가르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그 정신이 올바로 서지 않으면 금방 사멸한다. 우리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독립정신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 결국 독립이 되었듯이, 완도의 정신이 살아 있으면 완도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언젠가는 다시 청해진처럼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넷째, 지속가능한 재원조달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완도신문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꼭 짚어보아야 할 문제다. 현재 신문의 주된 재원은 광고수입이다. 언론사가 지나치게 장사 속으로 활동하는 것은 문제지만, 그렇다고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도 언론의 독립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지방정부 시절 한 때 완도신문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것도 이런 재무구조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정기구독자 수를 더욱 확대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수익창출 모델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독창적인 문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다음 1000호를 향한 힘찬 전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