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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축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

허동조(완도군 관광진흥 담당)

  • 허동조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8.19 22:14
  • 수정 2015.11.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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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조(완도군 관광진흥 담당)

요즘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축제가 한창이다. 전국적으로는 매일 평균 3건 이상의 축제가 사시사철 열린다.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축제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땀 흘려가며 축제를 하는 이유가 뭘까? 일차적으로는 관광객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또한 지역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명분으로 각 지자체가 앞 다퉈 축제를 펼치고 있지만 아쉬움은 있다. 그것은 지역공동체의 주인공인 주민이 빠졌다는 점이다. 축제의 판을 벌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만 정작 중요한 주민들의 참여는 뒷전인 경우가 많다. 완도군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민선 6기 들어 18년간 개최되었던 기존의 장보고축제를 인물축제의 한계성에서 벗어나고자 수산물을 융합시켜 진행했다. 읍면대항 친선 체육대회도 부활시켜 주민들의 지역 소속감과 유대감을 돈독하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해 봤다. 예전엔 3일간 진행했던 예산으로 다소 무리는 있었지만 9일간 개최도 해봤다. 모든 게 군 수장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축제기간이 다소 길었다는 지적이 있었기에 내년엔 5일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무더운 여름날씨에 강진청자축제는 9일간, 장흥물축제는 7일간이지만 거기는 청자와 물이라는 주제와 특정 장소가 있기에 가능하겠지만 우리는 완도항 물양장이란 한계가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의 이득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축제를 개최하지 않으면 어떨까? 그러면 우리 완도군을 어떻게 홍보하며 어떤 소재와 주제로 국민들에게 어필해야 할지 고민도 생긴다.

지금은 축제 개최를 통해 완도군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비중이 많다. 청산도 슬로걷기축제도 국민 명품배우 손현주가 광고에 무료 출연해 국민적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청산도는 년간 34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 섬 관광지가 됐다.

장보고 수산물축제도 언론에 많이 노출되어 나름대로 홍보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무슨 홍보가 필요하냐 되물을 수 있지만 요즘 지자체간 경쟁은 치열하다. 코카콜라와 삼성전자가 국민적 인지도가 낮아서 지속적으로 광고를 하는 게 아니듯이 완도하면 청정바다, 전복, 멸치, 해조류가 연상되도록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한순간 방심하면 진도 전복, 해남 전복이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현재 우리는 또 다른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가을철에 특별한 행사가 없다고 지역의 상인들이 아우성이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한다. 이번 축제는 큰 무대도 없다. 대형 공연도 하지 않는다. 예산도 많이 들지 않는다. 풍성한 가을 바다음식, 수목원의 상록수림과 상황봉 등산로가 주제다. 완도항에는 바다음식이 있고 수목원에선 가을숲의 향연이 있다. 장도, 일출공원도 무대가 되는 완도 전체가 무대인 셈이다. 새로운 시도다. 그래서 걱정도 앞서지만 처음부터 큰 욕심을 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시끌벅적한 축제가 아니라 조용하게 시작하지만 몇 년 후 늦가을에 완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아졌을 때 그제서야 완도의 가을축제는 성공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