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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아초 보면서 신의를 생각한다

완도 야생화: 낭아초/콩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9.10 10:53
  • 수정 2015.11.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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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아초는 가는 줄기를 많이 치며 잎은 아까시나무처럼 생겼으나 키가 좀 작다. 풀(草)이 들었다 해서 초본은 아니고 나무(관목)다. 본래 풀이었으나 겨울에도 죽지 않고 자라면서 줄기의 일부가 목질화된 경우다. 연분홍 작은 꽃은 7~8월부터 피기 시작해 9월까지도 핀다. 콩과 식물이 그러하듯 꽃은 아래로부터 위로 점차 피어 올라간다. 열매는 꼬투리(삭과)가 열린다.

낭아(狼牙)는 ‘이리의 이빨’이란 뜻이니 그리 우아한 이름은 아니다. 제주나 남부 지역 바닷가에 자생하며 키가 작고 땅 바닥을 기어 다닌다. 그렇다고 바닷가에서 흔하게 보이진 않고 근래에 만들어진 도로의 경사면에서 볼 수 있다. 아마도 공사 후에 도로 경사면 흙이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심어 놓았거나 공사장비에 실려왔다가 확산된 것으로도 보인다.

비수리(야관문)나 싸리나무를 닮았다. 토종 낭아초와 구분하기 위해 큰낭아초라 부르는 것은 아메리카 출신이다. 미국인들을 닮아 토종보다 키가 크다. 군외면 당인리 미소공원에 내리막길 경사면에서 자란다.

젊은 총각이 처녀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꽃을 선물했는데 처녀에게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처녀는 받은 그 꽃을 땅에 묻어버렸다. 나중에 이 사실을 총각이 알게 됐고, 땅에 묻힌 꽃에서 낭아초가 자라났다. 거절 당한 총각의 실망과 분노의 마음이 꽃으로 변했으니 썩 좋은 스토리는 아니다. 낭아초의 꽃말은 ‘신의’ 또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꽃’이다.

낭아초 보면서 요즘 들어 갈수록 귀해지는 믿음(신의)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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