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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 참기름은 새끼들 줘야 돼"추석 앞둔 주도방앗간, 십수년 단골들 이젠 가족 같아
위대한 기자 | 승인 2015.09.23 00:36

 

   
 


군내리 옛 수협건물 맞은편 자그마한 단층건물에 자리한 주도 방앗간은 365일 고소한 기름 냄새, 고추 빻는 기계 소리, 떡을 뽑는 정겨운 풍경으로 넘쳐난다.

추석을 맞아 더욱 분주한 요즘 방앗간 안은 햇볕에 바짝 말린 고추와 참깨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읍에 나온 어르신들은 방앗간에 맡긴 고추가 빻아지고 깨가 기름이 되어 나올 동안 근처 미용실에서 머리손질을 하거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올해 농작물 가격과 자식, 며느리, 손자 자랑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성큼 다가온 추석 명절 이야기꽃을 피운다.

매콤한 고추와 고소한 참기름 냄새로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까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주도 방앗간의 임창용(63), 박안자(63) 부부는 매일 떡을 찌고 기름을 짠다. 1997년 문을 연 주도 방앗간은 처음 시작할 때 떡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2년 동안 전문가를 고용해 기술을 전수 받았고 지금은 백설기, 쑥설기, 영양떡, 호박떡 등을 누구보다 맛있게 만든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한다.

임 씨는 떡을 만들 때 반죽을 반드시 저온에서 숙성시킨다고 한다. 또 한가지 비법도 일러줬다. 임 씨는 날마다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사온다. 그날 만들어진 막걸리를 떡 반죽에 넣기 위해서다. 이 반죽에 저온 숙성 기술까지 더해지면 주도 방앗간만의 특별한 떡이 탄생된다고 한다. 맛좋은 떡을 만들려는 노력과 부부의 손끝에서 나오는 손맛을 잊지 못해 타지로 이사를 가서도 전화로 주문하고 늘 찾아주는 단골손님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도 방앗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임 씨의 아들 임성탁(35) 씨다.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부모님의 일을 도와 일해 온 아들 성탁 씨는 주도방앗간의 보물이자 후계자다. 임 씨의 떡 만드는 비법을 전수받은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임 씨는 아들 성탁 씨가 “다른 젊은 친구들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취미도 가지고 연애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만도 한데 방앗간 일이 바쁘다 보니 그런 시간들을 갖지 못해 안쓰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성탁 씨는 “부모님 일을 도울 수 있어 즐겁고  돈도 벌수 있으니 좋다”며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으면 맛은 기본이고 약속 시간을 꼭 지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임 씨는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주말까지 쉴 틈 없이 바쁘다고 한다. 일요일 오전까지 맞춤 떡을 만들고 나면 오후에 잠깐 쉴 수 있어 힘들지만 임 씨 부부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아들을 도와 방앗간을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

고소한 내음 요동치는 방앗간에 가서 한 병 가득 참기름을 받아오고 주인의 손맛이 느껴지는 떡을 살 수 있어 우리는 아직 행복하다. 주인을 기다리는 방금 짠 참기름 몇 병을 뒤로 하고 나오며 주도방앗간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맛있는 떡으로 우리의 미각을 달래주고  매콤하고 고소한 향으로 우리의 후각을 깨워주길 기대해 본다. /위대한 기자
 

위대한 기자  zun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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