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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에 꽃이 피면 행운이 올까?

완도 야생화: 고구마/메꽃과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0.06 22:32
  • 수정 2015.11.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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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원산인 고구마는 조선 후기 무렵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 일본 섬 쓰시마에서 불리던 ‘코코이모’로부터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하지만, 고금도를 통해 들어와 ‘고금도에서 나온 마’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감서, 감저, 남감저, 단감자 등 여러 다른 이름이 있다.

뿌리의 일부가 커져 덩이뿌리인 우리가 먹는 고구마가 된다. 주로 뿌리를 통해 번식하는 방식을 선택한 까닭에 꽃이 거의 피지 않지만 간혹 나팔꽃 모양의 꽃을 보기도 한다. 그래서 종자(씨)로 재배하지 않는다.

농부들은 이른 봄 비가 오기 전에 줄기의 일부를 땅에 묻는다. 그러면 바로 뿌리를 내린다. 가뭄에도 잘 자라므로 가뭄으로 흉작일 때 식량을 대신한 고마운 작물이다. 그래서 ‘구황작물’이다. 요즘이야 고구마를 건강식으로 먹지만 예전에 쌀 대용으로 먹던 시절도 있었다. 또 고구마로 한때 술(알콜)의 원료인 주정을 만들기도 했다.

대개 밭 전체를 뒤져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꽃이지만 때론 무더기로 보는 행운도 따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구마 꽃을 보고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종자(씨)로 번식하도록 진화한 고구마가 굳이 꽃을 피울 때는 성장 조건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건 좋은 여건일 수도 있고 혹은 나쁜 것일 수도 있다. 고구마에 꽃이 피면 저절로 무조건 행운이 올 까닭은 없다.

어쨌거나 모든 변화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다. 다가오는 변화에 대비하고 또 위기조차도 기회로 살려 행운으로 키워나가면 되는 것이다. 고구마 꽃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조약도 고구마 밭 가득 푸른 나팔꽃 만발했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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